자료 중복 안되게 지원 서비스 차별화
국민과 더 가깝게…부산에 분관 검토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의원에게 제공되는 입법지원 서비스는 좀 더 차별화하고, 국민들에게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은철(65, 사진) 국회도서관장은 역사상 첫 전문가 출신 국회도서관장이다. 이전까지 국회도서관장은 관행처럼 야당 정치인들이 쉬어가는 곳이 되어왔다. 지난해 말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동안의 '야당 특권'을 포기한 덕에 이 관장 취임이 가능했다. 이 관장은 성균관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한국사립대학교 도서관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국회도서관이 건립 63주년 만에 첫 전문가 출신 도서관장을 맞이함에 따라 이 관장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관장은 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입법지원 서비스 차별화와 도서관 본연의 서비스 강화와 같은 국회도서관 본연의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회도서관은 외부에 국회에 있는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엄연히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현재 국회도서관은 자료 구비에서 부터 해외 법률동향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과거에는 국회입법조사처가 국회도서관의 부속기관으로 입법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실제 국회도서관에는 법률자료조사부터 해외자료조사에 이르기까지 28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관장은 입법지원조직으로서 국회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연구자들은 연구 할 때 자료가 완벽하게 연구되면 50∼60%의 일은 다 됐다고 한다"며 "국회도서관은 현재 그 50∼60%의 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 입법지원 기관은 국회도서관,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예산정책처로 나뉘어 있다보니 입법지원 과정에서도 중복 업무들이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관장은 "이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상시적으로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각 기관들이 그 내용을 공유하고, 어떤 기관이 보다 나은 지원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식의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국회도서관이 되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이 관장은 "어떤 사람들은 국회도서관은 국회 내부 구성원을 위한 곳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입법활동 지원을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이 쓰이고 있다면 이것은 국회의원만이 아닌 국가와 국민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도서관은 하루평균 2800여명, 연간으로 따져보면 90만명이 찾고 있다. 전자도서관 이용자의 경우에는 이용자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4만8000여명, 연간으로는 1755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관장은 보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신규도서와 법률도서만 서가에서 살펴볼 수 있는 도서관 구조를 바꿔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책들의 경우 개괄식 서가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부산에 국회도서관 분관을 두는 방안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광주에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있어서 큰 규모의 도서관이 있고 세종시에는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이 있지만 영남권에는 이와 같은 시설이 없다"고 설명했다.
첫 전문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이 관장의 각오 또한 비상했다. 그는 "평생을 도서관 관련해서 공부해왔고 가르쳐 왔던 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