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변화를 앞서 읽고 정석대로 플레이하면 된다."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입시전략 설명회를 열 때마다 1000여명이 운집하는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교육 애널리스트에서 올해 초 펀드매니저로 변신한 김미연 대신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의 말이다. 김 본부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16년간 유통ㆍ교육ㆍ소비재를 맡은 베테랑 애널리스트였다.
그는 여성의 마음을 읽으면 투자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세 가구 중 둘은 여성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 시대다. 여성이 소비 관련 의사결정의 주체다.
김 본부장은 "요즘은 차를 사더라도 부인에게 물어보고 산다. 여성의 합리적인 소비 성향이 유통구조마저 새로 정립한다. 직구ㆍ역직구, 병행수입 확산에 백화점 등 기존 플랫폼이 설 자리마저 흔들리는 요즘이다"고 강조했다.
고정관념은 내려놓고 오감은 열어둔다. 7세 아들을 둔 워킹맘인 그는 "트렌드를 읽는 데는 20대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누가 보면 미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홈쇼핑 채널 6개를 다 챙겨보면서 미용기구는 곧장 사서 써보고,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하면 바로 주문해서 먹어본다. 입어보고 먹어보고 발라보고 몇 시간 뒤면 재무분석하고 그 길로 해당 기업을 쫓아가 탐방한다"고 말했다.
신문ㆍ방송ㆍ잡지 등 매체들도 유용한 수단이다. 그는 "신규 런칭한 차기 주력제품, 새로 문을 연 쇼핑몰 웹페이지, 그간 본 적 없던 새로운 유형의 기사들에서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귀뜸했다. 아시아 시장 트렌드 파악을 위해 중국ㆍ일본 방송까지 챙겨본다.
잦은 트렌드 변화를 관통하며 고객들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섬세함'이 요구된다. 김 본부장은 "요우커에 힘입어 소비재가 각광받는 요즘 변화가 잦은 것처럼 보이지만 큰 줄기의 흐름이 자리잡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린다"면서 "변화의 초기를 선점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트렌드가 포착되면 밸류체인 안팎 전반을 샅샅이 훑는다. 분양률이 뛰어오르는 등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면 건설사는 물론 건자재, 인테리어 업체까지 살펴보고, IT기기가 주목받으면 부품사는 물론 액세서리까지, 저가항공이 뜨면 항공기 부품업체까지 모두 살피는 식이다.
호흡은 길게 가져간다. 김 본부장은 "자녀를 키우고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형이 됐든, 해외투자가 됐든 긴 호흡으로 살펴야 한다. 종목을 분석해 성장기에 놓여있는지 성숙기에 놓여있는지 판단하고 한때 잘 나가는 종목이라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 미련없이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로 탈바꿈한 김 본부장의 첫 작품은 다음달 초 출시되는 '대신UBP 아시아컨슈머 펀드'다. 김 본부장의 전공이나 다름없는 소비재 종목을 국내는 물론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까지 담는다. 한국과 해외 비중은 6대4 정도. 스위스 UBP가 아시아 투자종목군을 자문하고 김 본부장이 이끄는 대신자산운용 리서치본부가 꼼꼼하게 따져 종목을 고르고 투자비중을 관리한다.
김 본부장하면 따라붙는 '교육의 정석'도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어느새 재능기부처럼 됐다"면서 "펀드 가입 고객들에게 수익률은 기본이고, 입시정보까지 챙겨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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