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삼성에서 한화로 말을 바꿔 탄 삼성테크윈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삼성 프리미엄의 효과가 이 정도로 영향을 줄지 몰랐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 4개사에서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테크윈은 홀로 주가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삼성테크윈 주가는 2만5900원으로, 삼성과 한화 빅딜 발표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 소식이 전해진 날인 지난해 11월26일 삼성테크윈 주가는 2만8850원으로, 전날보다 무려 14.90% 빠졌다. 마지노선인 '3만원대'마저 붕괴된 것이다. 같은 해 12월1일에는 2만6150원까지 내려갔다.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 2014년 마지막 거래일 보다 3.14%(750원)가 빠진 2만3100원선까지 떨어졌다. 10만원대까지 올랐던 2011년때와 비교하면 4분의1토막이 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테크윈 주가 하락 요인을 실적 보다는 '삼성' 계열사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서 찾고 있다. 그간 삼성테크윈은 삼성전자 등에 CCTV, IMS(반도체 장비) 등을 납품하면서 회사 수익의 절반을 벌어들였다. 실제 이 회사의 2010~2013년 영업익 5800억 중에 CCTV(2600억원)와 IMS(330억원)가 거둔 수익이 절반을 차지한다.
문제는 삼성테크윈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매각 대상 4개 계열사 직원들은 지난달 21일, 29일 매각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집회를 가졌다.
반대집회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집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77% 하락한 2만2950원이었다.
이승우 IBK기업은행 연구원은 “회사를 평가할 때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내겠다 등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수익을 전망하고 회사 가치를 평가할텐데 지금은 회사가 어떤식으로 재정립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망을 내놓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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