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설 연휴 이후 남북관계가 급랭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사실상 무산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북한의 무력도발이 전년보다 2주 앞서 진행되는 등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17일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새해 들어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거듭 요구함에 따라 내달 시작되는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습이 예상대로 한반도 정세의 변수로 다시 부상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9일 미국에 전달한 메시지에서 미국이 올해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할 경우 북한도 핵실험을 임시중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러나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안을 '암묵적인 위협'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북한 제의를 거부했다. 북한은 매년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겨냥해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며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미는 작년 10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점 재연기 이후 첫 연합훈련인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내달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키 리졸브 연습은 지휘소 훈련(CPX)이고, 독수리 연습은 실기동 훈련(FTX) 훈련이다. 한미 연합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로 중단할 수 있다고 북한이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관련 "핵실험과 한미 연합훈련을 연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 군당국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대화 제의를 거스를 명분이 생기는 만큼 이 기간에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기 힘들다. 당장 북한은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 고조 행동에 나선 상태다.
대북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안정적 상황 관리 주문도 이어졌다.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반기부터 한반도 정세가 파국적 패턴으로 가지 않으려면 북한과 대화는 물론 물밑 접촉까지 시도하는 등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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