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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희망 시프트야, 너 왜 자꾸 쪼그라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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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공급 감축·청약조건 강화 논의
시민들 "전세난 해소 위해 늘려야" 반발


내 희망 시프트야, 너 왜 자꾸 쪼그라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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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상암월드컵파크9단지 장기전세임대(시프트)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사는 K씨는 최근 재계약하면서 전세금 1000만원을 더 냈다. 4년 전 1억8000만원에 입주해 두 차례에 걸쳐 보증금을 더 냈는데도 총액은 2억원이다. 같은 단지, 같은 크기의 일반 아파트 전세가 3억8000만~4억원 선이고 그나마도 물량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딱 절반 수준에 살고 있는 셈이다. K씨는 "70대인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덕분에 시프트에 입주했는데, 요즘 같은 전세난엔 이만한 혜택도 없는 것 같다"며 "여건이 허락하면 계속 이곳에 살고 싶지만 제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전셋값 장기 상승과 물량기근 등 전세난 속에 시프트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인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전세가격은 물론이거니와 강남, 영등포, 강동, 송파 등 알짜지역에서 공가가 잇달아 나오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장기임대주택 공고문을 보면 양천구 목동 '목동센트럴푸르지오' 84㎡ 시프트는 전세금액이 3억9440만원이다. 올 여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이 단지는 아직 일반 전세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입주가 임박하면 전세가가 약 6억원에 이를 것으로 인근 주변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시프트 전세금은 3분의2 수준이다.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3단지' 84㎡ 전세도 인근 시세 5억5000만원보다 35%나 싼 3억6000만원에 입주가 가능하다.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 59㎡은 6억5000만원에 달하지만 시프트 1가구가 4억1475만원에 나왔다.


시프트 전세금액은 통상 주변 아파트 시세의 80% 수준에서 정해지지만 국민임대주택에서 전환된 시프트의 경우 50~60% 선까지 내려간다. 더욱이 시프트는 주변 전셋값이 올라도 20년간 재계약 때 전세금을 5% 이상 올릴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전셋값 폭등기에도 입주자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7년 제도 도입 초기에는 주변 시세의 80% 선에서 전세가격이 결정됐지만 이후 전세 시세는 폭등한 반면 시프트는 인상 폭이 작다 보니 현 시점에 와서는 공급가격이 크게 차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시프트에 청약하긴 위해서는 가구 수에 따라 월소득 제한 요건이 있고 일정가치 이상의 부동산이나 자가용을 보유해서도 안된다. 일례로 60㎡ 이하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월소득 510만원 이하, 부동산 가액은 1억2600만원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고가 아파트를 상대적으로 매우 싼 값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시프트 공급을 줄이거나 청약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중산층을 위해 투기 목적이 아닌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전셋집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최근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자칫 주택 매매 대신 고가 전세를 고집하는 고소득 계층의 편익을 부추기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규모의 시프트는 아예 공급이 끊겼다. 이번에 공고가 난 '목동센트럴푸르지오'의 경우 84㎡까지만 입주자를 모집하는 이유다.


오정석 SH공사 도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85㎡ 이상 중대형 시프트가 2800가구에 달하는 등 일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대형 평형의 공급을 줄이거나 청약자격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보다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프트 입주 기회를 고대해온 시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직장인 한모(39)씨는 "수년간 무주택자의 설움을 참아온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시프트는 그나마 내집마련 걱정을 덜어줄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다"며 "서울시가 작금의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시프트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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