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19만6000가구…2035년이면 2226만가구"
"기업형 임대주택 1만가구 늘리면 전셋값 0.3%p 하락"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집값 등락론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가운데 수요 증가세가 2035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인구증가는 2030년까지 이어지고, 가구 수도 앞으로 20년간 연 평균 20만가구가 더 생길 것이란 예측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주장과는 배치된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11일 발표한 '민간임대주택 정책의 의미와 기대효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면서 임대차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공공임대주택과 함께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공급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천 본부장은 "기업형 민간임대를 통해 중산층을 포괄하는 보편적 임대주택정책을 펼 수 있다"면서 "기업형 임대주택이 연간 1만가구 늘어나면 전셋값이 0.3%포인트 하락하고 GDP(국내총생산)는 0.09%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주택 수요 증가세다. 집값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란 주장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수요의 감소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인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천착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83.7%였던 자가주택선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9.1%까지 떨어졌다. 경기 탓도 있지만 주택에 대한 인식변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적어도 최근의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천 본부장은 견조한 수요 증가가 앞으로 20년 이상 계속된다고 밝혀 수요 감소론과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정점을 맞고 가구 수는 2035년까지 꾸준히 늘어 연평균 19만6000가구가 순증한다.
이에 2035년에는 2226만가구에 달해 최근 인구주택총조사(2010년) 때의 1736만가구보다 490만가구가 순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보면 가구 수는 1800만가구, 주택 수는 1850만가구에 달해 주택보급률이 103.0%다. 가구 수가 앞으로도 400만가구 이상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이런 현상은 단출한 1~2인 가족의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이혼이 늘어나는 등의 사회적 세태와 맞물린 결과다.
이에 천 본부장은 주택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자가주택 선호도가 약화되기 때문에 임대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그중에서도 중산층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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