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G4 등 출시 앞두고 '숨고르기'
팔만큼 팔았다…재고 영향
시장상황…'일단 지켜보자'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동통신 3사가 2월 들어 휴대전화 공시지원금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최고 지원금'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던 연말연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6, LG전자 G4 등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시장상황과 남은 재고 등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총 32개의 단말기 공시지원금이 변동됐다. 이 중 보조금이 소폭 상승한 것은 6종, 나머지 26종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SK텔레콤은 10일 총 6개 단말기의 공시지원금을 내렸다. 갤럭시 A7와 갤럭시S4 16G의 공시보조금은 각각 9만8000원, 8만5000원 내렸다. 아이폰6 64GBㆍ128GB, 아이폰6 플러스 16GB도 모두 8만2000원씩 낮췄다. 또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LG-F370S도 9만원 하향했다.
KT의 경우 지난 9일 갤럭시S5 광대역 LTE-A, 갤럭시S5, G3 cat6, 아이폰6플러스(64기가) 등 인기 단말기 6종의 지원금을 1만7000∼11만9000원씩 내렸다. LG유플러스도 LG G3의 공시지원금을 3만8000원 떨어뜨렸다. 또 4종 단말기에 대해 지원금 변동을 알렸으나 기본료 구간대별 대표요금제의 변동은 없었다.
갤럭시S6·G4 등 출시 앞두고 '숨고르기' = 이동통신사들이 주요 전략 모델들의 출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얼어붙은 시장 환경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많은 실탄을 단시간에 사용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총알을 비축했다 신모델이 출시되면 그 때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단통법 이후 이통3사는 출시되지 얼마 되지 않은 모델에도 법정 최대 지원금(30만원·최고가 요금제 기준)을 주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갤럭시노트4 S-LTE 등에도 30만원의 지원금이 공시되고 있다.
팔만큼 팔았다…재고 영향 = 지금까지 일어났던 '보조금 대란'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악성 재고였다. 재고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지원금을 대폭 실어 쌓여있는 재고를 털었다.
하지만 재고가 소진됐다면 얘기는 다르다. 굳이 지원금을 높게 유지할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지난 4일 지원금이 인하된 갤럭시윈이나 G2 같은 경우에는 물량이 동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자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두 모델의 경우 재고가 거의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제품들은 단통법상 보조금 상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갤럭시노트2, 갤럭시노트3, 아이폰5s의 경우에도 출시 15개월이 지난 후 출고가 수준의 지원금이 책정됐다. 이때문에 '15개월 지난 단말기=공짜'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었지만 이달에는 이 같은 법칙이 깨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상황…'일단 지켜보자' = 최신 모델이 나오면 반대급부로 '비교적' 최신 모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올라간다. 실제로 더 싸지는 부분도 있지만 최신형 스마트폰이 나오면 구형 모델에 대해 '더 싸질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생긴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때 경쟁사들과 경쟁을 하려면 재고와 총알이 넉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이 붙지 않은 시장에서 지원금을 쏟는 것은 손해일 수 있다"면서 "신모델이 출시된 후 기존 모델에 대한 경쟁이 시작됐을 때 지원금을 쓰는 것이 점유율 경쟁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단말기나 피처폰의 경우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 지원금이 줄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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