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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 정권 장악·의회 해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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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결국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시켰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는 이날 정권 장악과 의회 해산을 선언했다. 후티는 551명으로 된 새 의회를 구성하고 대통령 위원회도 새로 설치해 앞으로 2년동안 과도 정부 역할을 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지난해 9월 수도 사나를 무력 점령한 뒤 정치 개혁을 내세우며 정부를 압박해왔다.


후티는 지난달 19∼20일 무력행사로 대통령궁, 사저, 총리 공관 등을 점령해 하디 대통령과 권력분점에 합의했다. 하지만 22일 하디 대통령이 전격 사퇴를 밝히면서 사실상 후티가 정권을 장악했다. 지난달 20일 이후 하디 대통령과 내각은 후티의 감시하에 가택연금된 상태다.

정치적 실권을 쥔 후티는 지난 4일을 정파간 협상 시한으로 정했고 유엔은 정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말 베노마르 예멘 주재 유엔 특사를 통해 후티와 각 정파간 협상을 중재했지만 4일까지 열린 중재 협상에 후티에 반대하는 정파가 불참하면서 성과없이 끝났다.


이로써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2012년 2월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가 퇴출당하고서 국제사회 중재로 진행된 평화적인 정권이양은 혼란을 거듭하다 반군의 쿠데타로 사실상 3년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과 인근 걸프지역 6개 국가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만난 자리에서 후티의 과도정부 구성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AFP통신이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이들 걸프 국가는 후티가 같은 시아파인 이란의 후원을 받는다고 의심하는 탓에 후티의 세력 확대가 이란 개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하디 전 대통령은 미국의 대테러 동맹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이다.


후티의 정부 전복으로 예멘의 종파간 내전 가능성도 커졌다. 후티는 예멘 북부의 시아파에 근거한 세력이지만 예멘 중ㆍ남부는 이에 반대하는 수니파 부족과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후티가 최근 수개월간 자원이 풍부한 중ㆍ남부로 진출하려 하면서 수니파와 격렬하게 교전을 벌여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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