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3분기 이후 증가세는 둔화돼
수익성도 여전히 낮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대기업 관련 대손비용이 줄고 자회사 투자지분 손실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개선되지 않아 실적 하락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6일 내놓은 '201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3조9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60.4%) 증가했다. 다만 분기별 당기순이익은 3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다.
최성일 은행감독국장은 "부실 대기업과 관련된 대손비용이 감소하고 은행 자회사 투자지분 손실도 줄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8조9000억원으로 전년(11조9000억원) 대비 3조원(24.9%)이나 줄었다. 동부제철·삼부토건이 자율협약에 들어가고 넥솔론·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악재가 있었지만 2013년 실적 하락의 주요인이었던 조선 관련 대손비용이 지난해 소폭에 그치면서 전체 대손비용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손익도 지난해 2000억원으로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다만 대부분의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0.32%로 전년(0.21%) 대비 개선됐으나 최근 10년 평균인 0.65%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쳤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4.19%로 전년(2.69%)을 제외하면 2003년(3.41%)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9000억원으로 이자수익자산이 늘었음에도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분기별 이자이익은 2분기 이후 소폭 증가하다가 4분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감소세로 반전됐다.
순이자마진은 1.7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98%) 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원화 예대금리차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2010년 2.94%였던 원화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2.18%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사이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으로 돈을 버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비이자이익 역시 줄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원(12.8%)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었으나 유가증권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전체 실적은 감소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1조원으로 전년 대비 7000억원(3.5%) 늘었다. 인건비 상승이 주된 요인이었다. 씨티은행이 지난해 6월 65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구조조정으로 지급된 명예퇴직급여는 전년 대비 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급여도 4000억원 늘었다.
영업외손실은 3000억원으로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손실이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전년(1조7000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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