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현지 제조사에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는 새단장한 저가폰 라인업으로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로 현지업체인 마이크로맥스(M·M, 22%)에 2%포인트 밀리며 1위 자리를 뺏겼다. 점유율 3~4위도 카본, 라바 등 인도 기업이 차지했다.
캐널리스는 지난해 4분기 인도에 출하된 스마트폰은 총 2160만대라고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약 432만대, 마이크로맥스는 약 475만대를 출하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40만대 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의미가 크다.
세계 1위 규모인 중국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 3위(9.8%)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저가 매력을 앞세워 안방 시장을 공략 중인 샤오미와, '아이폰6 돌풍'으로 4분기 사상 최대 아이폰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는 애플에 밀렸다. 샤오미는 이 기간 15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점유율 12.8%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 애플은 1340만대의 아이폰을 팔아 점유율 10.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중국·인도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원인으로 저가폰 라인업의 부재를 꼽았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은 스마트폰 가격대는 6000∼1만2000루피(약 10만6000∼21만2000원)로 이 구간이 40% 이상이었다. 23%는 6천루피 이하였다. 결국 마이크로맥스가 9000∼1만2000루피 수준인 캔버스 니트로·캔버스 휴 등의 모델을 앞세워 저가수요를 주로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올 들어 삼성전자 역시 '5700루피' 삼성Z1과 저가 갤럭시E 시리즈, 중가 갤럭시A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점유율 회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정해식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산업분석팀 수석은 "선두업체와 후발업체간 기술적 격차가 줄고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인도 등 광대한 자국시장에서 저가격을 무기로 후발업체가 외연을 빠르게 확장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봤다.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0달러 이하 저가폰 점유율은 2001년 20.4%에서 올해 53.9%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