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최근 미국과 북한간 접촉이 무산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향후 미북협상 재개는 북한의 국제 외교적 고립탈피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프랑크 자누지 대표는 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측 관리의 만남이 무산된 후에도 미북 양측의 접촉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자누지 대표는 "향후 3~ 4개월 동안 북한의 국제 외교적 고립 탈피 여부가 미북협상 재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중국,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통해 효과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탈피한다면 미국은 6자회담 등을 통해 미북협상을 재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누지 대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오는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반둥회의에 참석한다면 중국을 경유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리커창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김 제1비서가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터프츠(Tufts)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이성윤 교수도 올해 김정은이 적극 외교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누지 대표의 의견에 동의하고 오바마 행정부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더 적극적인 대북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이번 성 김 대표와 북한 관리의 접촉이 불발됐지만 미북간 대화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면서 미국은 대북제재를 하면서도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에도 대미 접촉 기회를 놓친 근본 배경은 미국이 포기하길 원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북한 입장에선 너무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라면서 비핵화 진정성이 담보돼야 북한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미국과 핵을 계속 보유해야겠다는 북한 측의 입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치한 상황라고 꼬집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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