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새누리당 차기 원내사령탑 경선이 '소통' 대 '혁신' 구도로 모양새가 잡혔다. 이주영 의원은 당 내부 결속과 청와대와의 소통을 강조한 반면 유승민 의원은 당 혁신을 통한 총선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이 의원은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의 결속이 깨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결속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후보가 이주영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승기는 잡혀 있다"고 자신했다.
유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정책적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려면 기존의 스탠스보다는 더 중도 쪽으로 더 전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을 통해 중도층을 아울러 총선에서 표심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후보는 당청 관계에 있어도 명확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 의원은 "당청간 긴장을 조성해서 선거에 도움 된 적이 없다"며 "내년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려면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말고 소통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동안 당이 청와대나 정부가 원하는 입법이나 예산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주는 일종의 거수기 역할을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 이 위기가 왔다"며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혁신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처럼 '소통'과 '혁신'으로 구도가 명확해짐에 따라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관계 개선이 다음 총선에서 도움이 될 지, 혁신을 통한 표심 확장이 도움이 될 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계파별로도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유 의원을 지지하는 비박계는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친박계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어떤 원내대표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지금껏 당을 대통령 만드는 도구로만 인식해왔다"고 지적하면서 "당선되면 당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관행은 바로잡고 진정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유 의원의 혁신에 무게를 뒀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노철래 의원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고, 유기준 의원도 "말하기 곤란하다"며 언급을 피했다.
친박이면서 유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조원진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총선을 치르는데 유불리하냐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개혁적 이미지가 강한 후보가 가능성이 있으리라 본다"면서 "(개혁은) 친박계 의원들이 드러내놓고 지지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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