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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15년 세계 경제지도 ④ 브릭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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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인도가 앞으로 2년 안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놓은 분석이다.


흔히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면서 중국과 인도의 '투 톱(Two Top)' 체제로 변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향후 몇 년 동안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IMF의 평가대로 올해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이 가장 주목하는 나라로 부각되고 있다.


인도는 중국으로부터 '세계의 공장' 지위를 넘겨받고 있다. '뉴 노멀'을 표방하는 중국은 이제 과거의 굴뚝 산업에서 뿜어내는 양적 성장에 집착하지 않는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되기 위해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7% 성장 기대…부동산 경기 안정이 관건=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소매판매액 규모는 26조2394억위안(약 4555조2600억원)이다. 미국의 경우 5조2660억달러(약 5692조9000억원)다. 그러나 소매판매 증가율은 중국이 12.0%로 미국의 3.9%보다 월등히 앞섰다.


향후 몇 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두 자릿수 고속성장 신화는 끝났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도 7%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성장률과 관련해 바클레이스·도이체방크·우니크레디트는 7.0%,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7.1%, JP모건 체이스는 7.2%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다소 비관적이어서 각각 6.7%, 6.8%로 내다봤다.


6%대 성장 전망이 나오는 것은 올해도 7%대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중국의 7%대 성장률 유지 여부는 올해 세계 경제의 중요 이슈 가운데 하나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7.4%로 2012년 이후 3년째 7%대에 머물렀다.


2010년만 해도 10%대를 기록한 성장률이 뚝 떨어지면서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인정했듯 중국 경제는 완연한 뉴 노멀 시대로 진입한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뉴 노멀을 강조하며 양적 팽창 기조에서 내실 있는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부동산 경기 회복, 자산 거품과 경착륙,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신년기획] 2015년 세계 경제지도 ④ 브릭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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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동산은 중국이 안고 있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모든 경제 문제와 연관돼 있어 정부가 꼭 챙겨야 할 부문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처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이 직간접적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부동산 경기부양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부양 차원에서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그림자 금융 시장이 커지고 자산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면서 한탕을 노린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지난해 11월 2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년 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중국 증시는 그야말로 미친 듯 폭등했다. 부동산에 몰렸던 투자금이 증시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중국 증시의 급등은 부동산 경기가 중국 자본시장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중국 정부가 지난 16일 증시 거품 논란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증권사 신용거래를 규제하자 1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7.7% 폭락했다. 6년 6개월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중국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 안정이 필수적이다. 중국 정부가 주요 경제정책 중 도시화를 내세우는 것은 부동산 경기 안정을 위해서다. 지속적인 부동산 수요로 가격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인민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산 거품 우려를 차단하려면 신중해야 한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아도 될만큼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7%대 성장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경우다. 중국에서 물가상승률은 이미 정책 목표치인 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까지 둔화했다. 저금리는 저물가의 고착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젠 中보다 印…내년 성장률 추월할 듯=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2015년 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 중국보다 인도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1일자 보고서에서 인도의 성장률이 내년 6.8%로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 및 내수·제조업의 침체로 위축되고 있지만 인도 경제는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평했다. 이른바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몇 년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 경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디 총리가 노리는 것은 중국으로부터 '세계의 공장' 지위를 빼앗아 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9월 25일 글로벌 기업들의 대(對)인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였다. 인도를 제조업 강국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 주정부 총리 재직 당시 구자라트주의 제조업 비율을 28%로 높였다. 인도 전체 제조업 평균 비율 13%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는 제조업 확대 차원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일궈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10년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인도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인건비는 0.92달러, 중국의 경우 3.52달러다. 인도가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차지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지난 11일 구자라트주에서 모디 총리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모디 총리가 세제 개혁과 보조금 정책 재검토 등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우울한 세계 경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평한 것이다. 그는 올해 인도의 성장률이 6.4%를 기록하고 내년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에서도 모디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힌두스탄건설의 아지트 굴랍찬드 회장은 "인도에 땅과 인력 등 모든 게 갖춰져 있다"며 "인도는 곧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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