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가 또 부자들의 잔치일 뿐이라는 구설에 휘말렸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는 이날 다보스 포럼에서 판매한 음식 가격이 고가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위스프랑화 가치 급등으로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다보스 포럼과 관련없는 다보스 지역 상인들의 고민을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컨퍼런스가 진행된 장소에서는 피클과 튀긴 양파, 머스다드 소스 등의 재료를 사용한 햄버거가 38스위스프랑(약 4만7420원)에 팔렸다. 치킨 시저샐러드 가격은 무려 48스위스프랑이었다.
CNBC는 포럼 현장에서 팔린 음식들을 맛있게 먹기에는 가격이 비쌌다며 이들 음식들은 포럼에 몰려든 억만장자들만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보스는 관광지다.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기간을 제외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스키를 타러 오는 외지인들이 많다. 하지만 다보스 지역 상인들은 최근 스위스프랑이 급등하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질까 전전긍긍이다. 지난 15일 스위스 중앙은행은 스위스프랑화 가치 급등을 막기 위해 취해왔던 최저 환율제 정책을 포기했으며 이후 유로 대비 스위스프랑화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CNBC는 현지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줄 것을 우려해 가격 인하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 앞서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부유층과 빈곤층 간 격차가 더 빠른 속도로 벌어져 내년에는 세계 상위 1%의 재산이 나머지 99%의 재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도 '부의 불평등'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스위스프랑 급등 탓에 가격 인하를 고민하고 있는 현지 상인들과 한 끼 식사에 거액을 지급하는 포럼 참가자들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던 곳이 바로 다보스였던 것이다.
앞서 CNN은 다보스포럼 참가를 위해 1700대의 개인 전용 제트기가 다보스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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