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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큰 놈이 수익은 싱겁다? 최고층의 고충은 '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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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임차인' 유치전략
오피스·주거·호텔·싱상업시설 등 전략따라 다양한 구성
한 건물서 모두 해결하는 '수직도시'…고객 고려한 맞춤형 설계도 중요


키큰 놈이 수익은 싱겁다? 최고층의 고충은 '공실' 여의도 빌딩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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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초고층 건물의 화려함 뒤에는 막대한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 넣을지에 대한 고민이 숨어 있다. 이른바 '테넌트' 유치 전략이다. 어지간한 중소 규모 건축물이라면 착공하고 나서 분양하거나 임차인 구하기에 나서지만 100여층짜리 초고층이라면 전혀 다르다.


사전에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어떤 업체가 입주하도록 할 것인지를 미리 계산해야 하고, 건물에 맞는 임차인을 확보하는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막대하게 투입한 사업비를 환수해 수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짓는 것보다 입주업체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는 것은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부르즈 칼리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2010년 삼성물산이 준공한 이 건축물은 여전히 빈 공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가 주변보다 크게 높아서다.

국내에서 60층 안팎의 초고층은 주상복합 형태로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무와 주거, 상업기능까지 고루 갖춘 복합형태를 띤다. 한 건물 안에서 업무와 주거, 쇼핑과 문화생활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직 도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옛 삼일빌딩이나 63빌딩 등 초창기 초고층 건물들이 오피스로 지어지던 것과는 다른 형태다.


키큰 놈이 수익은 싱겁다? 최고층의 고충은 '공실'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주거시설이 들어서지 않는 초고층은 대부분 오피스와 호텔 위주다. 그중에서도 오피스에는 건축주의 관계사들이 대거 들어서며 안정적인 구도를 만드는 편이다. 국내에서 준공된 건물 중 최고층인 송도 동북아트레이드타워의 2층부터 33층까지는 상업시설과 오피스다. 이 중 9~21층은 대우인터내셔널이 1월 말 입주할 예정이며 앞서 포스코A&C와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등이 입주해 있다. 때로는 '세일앤드리스백(Sale and Leaseback)' 형태의 임차도 나타난다. GS건설이 준공한 후 입주한 종로의 그랑서울 빌딩이나 여의도 현대증권사옥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고층으로 등극할 제2롯데월드는 쇼핑객과 관광객, 비즈니스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들을 총집합시킨 사례다. 롯데월드몰(에비뉴엘동ㆍ쇼핑몰동ㆍ엔터동)에는 아쿠아리움과 마트, 백화점, 극장, 면세점 등이 운영 중이다. 123층 높이로 들어서는 월드타워동에는 헬스케어ㆍ파이낸스 센터ㆍ여행 서비스센터와 프리미엄 오피스, 오피스텔, 호텔, 아트갤러리, 스카이카페가 들어선다. 롯데그룹은 1987년에 땅을 매입한 후 23차례나 마스터플랜을 수정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최종 설계도를 완성했다.


오피스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차인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 일례로 '미래에셋 센터원'의 경우 당초 호텔과 오피스로 구성됐었지만 미래에셋과 메릴린치가 매입하면서 전체가 오피스동으로 바뀌었다. 임차기업들의 성향에 맞게 오피스동을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 저층부는 단순히 오피스를 위한 지하상가에서 탈피해 젊은 층과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점들을 배치했다. 빌딩 리테일(상가)에서 입점 상가를 선별하고 배치하는 '테넌트 믹스' 전략도 중요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식음료와 쇼핑시설의 비율을 6대 4, 시내 오피스빌딩의 경우 8대 2로 섞는 추세다.


준공 이후에는 적절한 임차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금융위기 이후 도심에 신규 빌딩 공급이 꾸준히 늘자 '렌트프리'로 몇 달간 임차인을 구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을 정도다. 초고층 빌딩이나 연면적 5만㎡를 넘어선 프라임 빌딩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들이 채우고 있다. 해당 업종의 부침과 임차수요가 비례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렇다 보니 현금 보유량이 많은 대기업들이 오피스의 주 고객이다.


이에 설계나 시공사들은 한결같이 초고층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노력하면서도 공실률로 인한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테넌트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합창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 건축물 구성은 원스톱 비즈니스, 원스톱 라이프를 추구하면서도 랜드마크가 갖는 상징성, 수익성을 위해 전망대와 간단한 놀이시설, 카지노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며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피스의 입주율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권기재 희림건축사무소 부사장은 "지어놓기만 하면 임차인들을 유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크게만 짓는 경향이 있는데 임대계획, 매각계획이 짜여지지 않으면 투자도 쉽지 않다"며 "특히 면적이 넓은 초고층 건물은 임차인 모집에서 성패가 나뉘므로 설계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라임 빌딩 테넌트 계획 노하우가 많은 세빌스코리아 관계자는 "빌딩 규모나 인지도가 회사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면서 "10여년 전과 비교해 프라임빌딩의 임차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위치와 규모, 퀄리티 등 3대 요소를 갖춰야 공실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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