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업무보고서 "공공기관 생산성 국민 기대 못미쳐"
-'公기관 하방경직적 지출행태' 논문, 234개 公기관 2007∼2011년 분석
-예산이 늘면 지출이 비례적으로 증가…예산줄어도 지출 비례적으로 감소안해
-사업비, 수입 1%증가시 지출 1.17%증가…수입 1%감소시 0.72%만 감소
-인건비·운영비 수입 1%감소에도 0.082% 0.029%증가 "과도한 예산요구 사전통제 필요"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의 생산성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 가운데 공공기관의 하방경직적인 지출행태가 낮은 생산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4일 김미옥(경희대 박사과정)ㆍ윤주철(국회 예산정책처)ㆍ최연식ㆍ정형록(경희대 교수)등 연구진이 지난달 한국행정연구에 게재한 '공공기관의 하방경직적 지출행태에 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234개 공공기관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민간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하방경직적인 지출행태가 공공기관에서도 나타났다. 예산이 증가하면 지출이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만 예산이 감소하더라도 지출은 비례적으로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비의 경우 수입이 1% 증가하는 경우 1.17%만큼 증가한 반면에 반대로 수입이 1% 감소하는 경우 사업비는 0.72%만큼 감소했다. 인건비와 운영비의 경우는 수입이 1% 증가하면 각각 0.393%, 0.3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입이 1% 감소하는 경우에도 지출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각 0.082%, 0.029% 더 늘어났다. 인건비와 운영비의 비중이 10% 미만이라고 할지라도 오히려 수입이 감소하는 시기에 증가하는 행태를 보였다.
논문은 "인건비와 운영비가 예산 감소 시에도 오히려 증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공기관의 자율적인 감원이 민간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고, 예산 절약의 유인이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민간기업에서 기타 비용항목의 비중은 미미하지만, 공공기관의 지출항목을 분석한 결과 기타 지출항목은 전체지출의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지출항목은 사업비, 인건비, 경상운영비, 차입상환금 등에 반영되지 않은 남은 지출이다. 수입이 1% 감소하는 시기에 기타 지출항목을 포함한 총지출액의 경우 1.01% 감소시켰다.
공공기관의 수입 감소 시 주요 지출액보다 기타 지출액을 상대적으로 더 탄력적으로 운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체수입 비중이 높은 기관의 경우 수입이 감소하는 시기에 고유목적사업과 관련된 사업비는 덜 감소시키고, 인건비와 운영비의 경우 오히려 지출을 더 증가시켰다.
논문은 "자체수입은 보전하면서 정부의 예산을 더 지원받기 위한 비효율적인 지출행태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공공기관은 예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지출행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존재함을 원가행태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재정당국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의 사업조정의 여지가 있는지 여부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공공기관의 과도한 예산 요구를 사전에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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