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사퇴'라는 돌발변수가 내일(12일)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의 방점을 경제ㆍ통일에서 인적쇄신 쪽으로 급속히 이동시키는 모양새다.
항명사퇴 전에도 박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개각 등 인적쇄신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검찰 발표에서 '정윤회 문건'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박 대통령이 신뢰를 보내는 참모진에게 별다른 비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박 대통령은 파문에 대한 유감 정도만 표명하고 인적쇄신 대신 '국정안정'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0일 "국회에 출석하라"는 여야합의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항명하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사퇴하는 모습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조치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당장 비서실 장악력에 문제를 노출한 김 실장의 거취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 실세 비서관 3인방 등 정치권과 국민들로부터 교체 혹은 업무 재배치 압박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결단도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 의지가 미흡하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우려되며, 새해 경제활성화와 통일기반 구축이라는 양대 과제를 힘 있게 추진해야 하는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에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나 개각 등은 후임자 인선 등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할 것"을 천명하는 선에서 일단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는 방식도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신년기자회견은 박 대통령의 국정구상 발표와 질의응답이라는 지난해 형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회견은 12일 오전 10시에 시작되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수석비서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약 1시간 30분 간 진행될 예정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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