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불법 SW로는 이익을 취할 수 없다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뷰앤비전]불법 SW로는 이익을 취할 수 없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AD

오늘날 경제 산업 구조에서 소프트웨어의 이용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그런데 이 점을 악용해 불법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졌고 이를 사용하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단속을 점점 강화해 왔으며 이는 보통 지식재산권의 관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부당한 거래의 이익에 주목했고 이를 지식재산권 침해뿐 아니라 공정경쟁의 질서와 공익을 위협하는 것으로 봤다. 그래서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을 부정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불법 소프트웨어의 이용은 경제활동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그 이용자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보고 규제하려는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불공정한 통상행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므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불법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을 최초로 도입한 것은 2010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였다. 그 후 다른 주로 확대돼 2011년 7월에는 워싱턴주가 도입했고 그 외 매사추세츠주,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률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36개주가 이 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해당 주들은 컴퓨터 설계나 디자인, 분석 등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제품을 제조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품 소프트웨어의 구매 기록을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정품 소프트웨어의 구매 기록이 없으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심지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기업에서 만든 부품으로 제품을 만들면 해당 제품까지 덩달아 판매가 금지된다. 그렇다 보니 해외 업체로부터 부품을 구매하는 미국업체들 쪽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증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실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무부가 지난해 중국과 인도의 의류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에 의한 불공정 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업체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의류를 생산 수출하는 업체들로,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특정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제품을 라이선스 비용 지불 없이 사용함으로써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공정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 매사추세츠주는 미국에 해산물을 수출해 온 태국기업에 대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한 바가 있다. 이렇듯 이제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불공정거래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서 불법 소프트웨어의 이용은 경제활동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그 이용자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보고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연합(BSA)은 2013년 우리나라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38%)이 사상 처음으로 30%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10%가 줄어든 수치다.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의 세계 평균과 아시아 평균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평균(25%)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점에서 한국무역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정품 소프트웨어 구매 할인 행사를 실시했는데 이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 불공정경쟁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대미 수출업체가 겪어야 하는 수입을 금지하거나 민형사상 문제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유럽도 미국을 좇아 유사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무역과 연계돼 강화될 전망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불법 소프트웨어 이용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불법 소프트웨어의 이용이 부정경쟁행위로서 통상에서의 불이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때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