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그동안 대통령의 잘못만 지나치게 부각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는 공(功)도 역시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일 국립현충원에서 대통령의 공도 제대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이후 행보는 이례적이었다. 새해 첫날 새누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미망인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남북관계 긴장 완화에 힘써달라는 그의 발언은 유력 대선주자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연말연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는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선 굵고 강한 이미지가 김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통이 크면서도 때론 유연한 자세로 바뀐 것이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당내 친박계의 공세에 대처하는 자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얘기가 많다.
김 대표는 대선 승리 2주년인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만 쏙 빼고 친박계 의원들과 송년 만찬을 했다는 소식에도 "대통령이 의원들과 자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넘겼다. 또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한다'는 친박 의원들의 날선 비판에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평소 강한 이미지와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2015년 새해를 맞이한 김 대표의 시선은 이미 내년 총선과 그 다음해 대선에 맞춰져 있다. 부드러움과 통 큰 행보 역시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친박이 집요하게 공천권을 건드릴 것이고 김 대표가 어떤 형태든 상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번은 세(勢) 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두를 경우 갈등에 휘말릴 수 있고 늦어지면 당내 갈등 격화로 대권주자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그만큼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 강약을 조절하면서 친박과 비박간 갈등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관전포인트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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