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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거리 두지만…무게 실리는 '재벌총수 가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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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청와대가 주요 재벌총수를 포함하는 가석방 논란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고유권한"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가석방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리 경제인 특별사면 불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명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장관의 손을 빌어 재벌총수의 경영복귀를 용인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경제인 가석방 논란에 대해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는 것이 제 입장이고,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특별사면을 굳이 언급한 것은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는 가석방과 달리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반면 가석방이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라 해도 대통령 의중과 반대로 갈 순 없다는 게 중요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기업인 가석방을 청와대에 건의하겠다고 한 것도 결국 대통령 결단이 필요한 일이란 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으로서는 사면보다 가석방을 선택함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며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 입장에선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도구든 동원해야 하는 처지다.

정부·여당의 강력한 요구와 야당 일각의 동조는 박 대통령에게 충분한 명분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뿐 아니라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경기부양 측면에서 기업인 가석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적법한 가석방이라면 기업인을 역차별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대체로 반대 입장이다.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으로 재벌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은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박지원 의원이 25일 "기준 형기를 마쳐 가석방 요건이 되는데도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면 그것은 특혜보다 더 나쁘다"고 말하면서 박 대통령의 운신 폭을 넓혀줬다.


가석방 허가권한을 가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24일 "원칙대로 공정한 법 집행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정적 입장을 취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사실상 허가 쪽으로 기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말이나 연초에 이루어진다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인은 대표적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있다. 그는 내년 1월이면 4년 형기 중 2년을 복역하게 된다. 그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과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도 대상이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해당되지 않는다.


형법상 가석방은 형기를 3분의 1 이상 마친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다. 가석방심사위원회가 대상을 결정해 신청하면 법무부 장관이 허가한다. 연간 7차례 정기 심사가 있고 기념일 가석방도 있어 심사는 거의 매월 이루어진다. 황교안 장관은 지난해 7월 심사위원회를 통과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하지 않았다. 당시 박 전 회장은 형기의 80%를 채웠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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