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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글로벌 자본세'의 출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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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글로벌 자본세'의 출현을 기대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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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현상 중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가 소득 불평등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20만원이 많으니 적으니 옥신각신했지만, 삼성가(家)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을 통해 하루 만에 6조70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여기엔 세금도 없다(단 이를 팔 경우 양도소득세를 낼 뿐이다).


서민층에 돈의 씨가 말랐다고 아우성이지만,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무려 30조원이 몰려들었다. 도대체 그 엄청난 돈이 어디 숨어 있다 나왔을까. 인기 드라마 '미생(未生)'의 계약직 사원 장그래는 정규직원이 되려고 그리 애를 썼지만 회사를 옮기고 나서야 비로소 정규직이란 '완생(完生)'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땅콩 리턴' 회사의 사주 딸은 나이 마흔에 대기업 부사장 직함을 받았으니 장그래에 열광하는 보통 샐러리맨들이 열 받을 만도 하다.

걱정스러운 점은 이런 비상식적인 불평등이 점차 상식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에 대해 분노와 저항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현실이 암담한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소득 불평등 현상은 우리 사회의 앞날을 위해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왜냐 하면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사회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급기야 사회질서를 뒤엎으려는 세력이 똬리를 틀어 부자들뿐만 아니라 착하게 살아온 중산층 이하 계층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는 세계사적으로 칼 마르크스와 레닌의 공산주의 발현이 입증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득 불평등의 중심에 자본(돈)이 있다. 각국 정부는 이를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 나름 조세 제도를 두고 있긴 하다. 자본은 속성상 권력을 끌어모으는데, 특히 의회를 장악한다. 그 결과 자본의 힘으로 세금을 낮출 수 있는 권한을 움직일 수 있다. 일찍이 자본주의를 꽃 피운 미국에서 자본(이자ㆍ배당)세율보다 근로소득세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한계가 있는 조세제도이긴 해도 정부가 세금으로 자본을 통제하려 들자 상당수 부자들이 아예 세금이 없거나 조세 부담이 적은 국가로 그들의 자본을 이전했다. 시민권만 미국인이지 그들의 재산은 해외에 있는 것이다. 알고 보니 미국 국세청은 부자들의 상투만 잡고 있었던 셈이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전 세계 금융기관에 미국 시민권을 소지한 자의 금융정보를 통지하도록 하는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CTA)'의 시행에 들어갔다. 예를 들어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 내 은행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면 은행이 그 내역을 미국 정부에 통지해야 한다. 법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은행의 미국 내 소득의 30%를 벌금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소재 은행들이 한바탕 소동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전 세계 어느 나라에 재산이 있든지 각 국이 동일한 세율로 과세하자는 누진적 글로벌 자본세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면 적어도 나라 간 세제나 세율 차이의 틈새를 자본이 파고들 여지가 없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이 제거되거나 완화될 것이라는 논리다.


피케티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조세 회피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선진국들은 이미 글로벌 자본세의 전(前) 단계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해외 소재 은행을 통해 자국인의 해외 동산과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다.


우리나라도 해외금융계좌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부동산과 채권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구멍이 뚫려 있다.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마땅하다. 혹자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연상시킨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글로벌 자본세, 소득 불평등을 치유할 수 있는 괜찮은 치료약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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