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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비, 10시간 걸릴 일 2시간만에 끝내라고 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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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비행안전과 직결된 항공기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다.


17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에는 07부기장이라는 닉네임의 작성자가 '정비본부의 실태'라는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블라인드 앱'에서 '마카다미'라는 이가 쓴 글을 가져왔다고 적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회사 이메일로 인증한 사용자만 가입해 게시판에 글을 남길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으로 이번 땅콩회항 사건이 처음 외부에 알려진 것도 이 앱을 통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항공기 정비업무와 관련해 직원들이 규정을 지키기 어렵고 지나치게 원가를 절감해 '날림정비'가 비일비재하다고 적혀 있다. 그는 정비본부의 문제점으로 경직된 문화, 과도한 원가절감, 징계남발, 규정을 지키기 어렵게 하는 문화, 과도한 업무와 인원부족 등을 꼽았다.


그는 "정비사유로 딜레이(운항지연) 시키면 난리가 난다"며 "그러다 보니 날림정비로 비행기를 띄우는 일이 허다하며 10시간 걸릴 일을 2시간 만에 끝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작은 실수까지 감봉·정직 등의 징계를 남발한다"면서 "직원들은 열심히 해봤자 징계만 먹는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 밖에 "다쳤을 때 회사 돈을 써 치료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에 개인휴가와 돈을 써서 치료를 해야 한다" "정비현장에 필요한 사소한 기자재는 팀에서 돈을 모아 구매하며 작업 때 쓰는 전용툴을 구비해주지 않아 무겁고 위험한 일을 힘으로만 해 늘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작성자는 이어 "타 국적사에 비해 3분의 1 인원으로 정비를 수행한다"며 "바쁘게 일하다 보니 지치고 많이 다치며 큰 사고가 나지 않을지 늘 걱정된다"고 적었다.


과거 정비과정에서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실제 발생한 적도 있다. 2011년 5월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내부를 정비하던 대한항공 비행지원팀 소속 정비사가 작업도중 추락해 숨진 일이 있으며, 앞서 2007년 7월 김해공항 대한항공 정비공장에서는 정비업무를 하던 과장급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유족 측은 고인이 업무 중 과도한 스트레스와 다른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렀으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라며 진상규명 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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