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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올림픽 분산개회, 공은 평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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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제의에 "사실상 어려워, 검토 안 해"…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활용될 수도

한·일 올림픽 분산개회, 공은 평창으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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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한국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유치한 일본이 썰매 등 일부 종목을 나눠서 치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결정권은 사실상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있다. 구닐라 린드버그(67ㆍ스웨덴) 평창동계올림픽 조정위원장은 8일(한국시간) AP통신에 "IOC는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슬라이딩센터가 다른 나라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다른 선택 방안을 평창에 알려주겠다"면서도 "이들 종목을 평창에서 개최할지 말지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내년 3월 말까지 회신을 기다리는 IOC는 이미 구체적인 내용을 평창에 전달했다. 독일 DPA통신은 7일 IOC 관계자를 인용해 썰매 종목을 경기장이 이미 있는 아시아나 유럽, 북아메리카 국가에서 대신 개최하도록 평창에 슬라이딩센터 건립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IOC 소식통을 인용해 평창올림픽이 다른 국가에서 분산 개최되면 열두 곳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토마스 바흐(61ㆍ독일) IOC 위원장은 그 필요성을 역설하며 일부 종목 교류 개최에 힘을 싣고 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IOC 총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어젠다 2020'이 통과되면 한국과 일본이 일부 종목을 분산 개최하는데 많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젠다 2020'은 바흐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계획한 올림픽 개혁안으로 올림픽 유치 과정 간소화와 도시ㆍ국가 간 올림픽 분산 개최, 올림픽 종목 탄력 채택 등을 골자로 하는 마흔 가지 제안이다. 바흐 위원장은 "IOC 관계자들이 내년 1월과 2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대회 준비 과정을 점검하면서 조정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경기장 교차 사용이 유력한 도시로 나가노를 꼽았다. 199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로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을 모두 치를 수 있는 복합경기장 '스파이럴'이 있다. 1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용이 많지 않아 나가노에서 연간 유비지로 18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다케다 쓰네카즈(67) 일본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교도통신에 "IOC로부터 정식 제안을 받으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양호(65) 평창조직위 위원장도 "'어젠다 2020'이 통과되면 경기장 재배치 등에 대해 IOC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평창조직위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신무철(56) 평창조직위 홍보국장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미 썰매 경기를 치를 슬라이딩센터를 비롯해 여섯 곳에 신설 경기장이 모두 착공됐다"고 했다. 조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서는 "경기장 건립 등 올림픽 준비과정을 IOC와 협의한다는 뜻"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문순(58) 강원지사와 염동열(53) 강원 국회의원 협의회장, 강원도의회 의장단 등도 지난달 22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워크숍을 열고 "올림픽 분산 개최는 있을 수 없다"는 공동 성명을 채택하며 분산 개최 시도가 가져올 혼란을 사전 차단했다.


그렇다고 분산 개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리 요시로(77)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인데다 이미 한국과 일본이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바 있어 '어젠다 2020'이 통과되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더구나 내년 한국과 일본은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다. 분산 개최가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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