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활동동향, 전 산업생산 석달만에 증가로 전환
-단통법 영향 소매판매 마이너스…제조업 가동률 2009년 5월이후 최저
-통계청, "9월 이어 10월 두달 연속 우리 경제 주춤"평가
-기재부, "경기회복 미약한 상황…향후 긍정 부정요인 혼재"
-한은 제조업체감경기지수도 W자 오르락 내리락 "혼조세 계속"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구채은 기자]실물경제가 두달 연속 주춤한 모습을 이어갔다. 10월 전체 산업생산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고 제조업체감경기지수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조와 소비, 투자 부진이 지속되며 경제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제조업평균가동률은 2009년 5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10월부터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휴대전화 판매가 줄면서 전체 소비에도 나쁜 영향을 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에 비해 0.3%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산업생산은 8월(-0.6%)과 9월(0.8%) 두달 연속 감소했다가 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제조업생산 석달연속 감소=광공업생산은 전기ㆍ가스ㆍ수도사업에서 증가하였으나, 제조업, 광업에서 줄어 전월대비 1.6% 감소했다. 광공업 중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5.3%), 화학제품(0.4%)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 및 부품(-2.5%), 전기장비(-6.4%) 등이 줄어 전달보다 1.8%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8월(-3.8%)과 9월(-0.2%)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 제품 출하는 자동차(0.7%), 화학제품(0.6%) 등은 증가한 반면에 1차금속(-3.1%), 영상음향통신(-7.3%) 등은 감소해 전체로는 전월대비 1.7%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1.9%, 수출 출하는 1.3% 각각 감소했다. 반도체 및 부품(1.3%), 식료품(1.0%) 등에서 증가한 반면 1차금속(-4.1%), 석유정제(-4.8%) 등이 감소했다. 수출 출하는 석유정제(3.1%), 화학제품(2.1%)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 및 부품(-2.3%), 기타운송장비(-4.5%) 등이 저조했다.
경기국면의 변환을 판단할 수 있는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는 출하 증가폭이 0.4%에서 -3.1%로 재고 증가폭이 3.7%에서 3.2%로 각각 위축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한달 전보다 0.1%, 1년 전보다 1.5% 각각 늘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자동차(1.6%), 종이제품(0.8%) 등에서 증가했으나 1차금속(-3.5%), 기타운송장비(-7.2%) 등에 줄어 전달보다 2.1% 줄었다. 특히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월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한 73.5%를 기록해 2009년 5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1.9%), 예술·스포츠·여가업(-5.3%) 등에서 감소했으나 전문·과학·기술(7.8%), 금융·보험업(2.0%) 등이 늘어 전월에 비해 0.8% 증가했다.
◆소매판매, 단통법 휴대폰 부진 영향 두달연속 감소=소매판매는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와 승용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판매가 부진하여 지난 9월에 이어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2%)는 증가하였으나, 통신기기 등 내구재(-6.2%),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8%) 판매가 줄어 전월에 비해 0.4% 감소했다. 10월부터 단통법시행으로 휴대전화 구매가 위축되고 휴대전화 대리점들의 휴업과 폐업이 늘어나면서 전체 소매판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소매업태별 판매는 전년동월대비로 편의점(5.9%), 승용차ㆍ연료소매점(4.2%), 무점포소매(4.0%), 대형마트(3.1%) 등은 증가했고 백화점(-7.3%), 전문소매점(-5.9%)은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부진했다. 전월대비로 9월에 13.3% 깜짝 증가했다가 10월은 기타운송장비 등의 투자 부진으로 4.6%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공사 실적이 늘어 한달 전보다 0.2% 증가했지만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신규주택, 재건축주택, 철도·궤도 등의 수주 증가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서비스업생산지수,수입액 등은 증가했으나 내수출하지수, 광공업생산지수 등은 감소해 전월대비 0.3포인트 하락해 9월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는 기계류내수출하지수,코스피지수 등은 감소했으나 수출입물가비율, 구인구직비율 등이 증가해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해 8월 이후 석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성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전체적으로 전산업생산은 9월 대비 0.3% 증가했지만 제조업 부분이 8월 이후 부진한 모습을 계속하고 있고, 소비와 투자도 9월에 이어 안좋은 상황"이라면서 "지난달 우리 경제는 2월 연속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재부,"경기회복세 미약 상황"평가=기획재정부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11월 이후에는 자동차업계의 파업종료 등 긍정적인 요인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지난 6월의 77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이지만 체감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12월 업황전망BSI도 1포인트 오른 75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조사 시점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4월의 82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최근 지수가 7월 74, 8월 72, 9월 74, 10월 72 등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는데다 아직은 2003년 이후 평균치(8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면서 "체감경기의 개선이 추세적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업별로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BSI는 9월 72에서 10월 70으로 떨어졌다가 11월 다시 72로 올랐다. 내수기업(76→73→76)과 중소기업(71→67→71), 대기업(78→76→78)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한은 제조업 체감경기 W자 혼조=이에 따라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경제심리지수(ESI)가 전반적인 심리상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데, 오르긴 했지만 순환변동치 기준으로 거의 보합수준을 나타냈다. 본격적인 심리회복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I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점은 추가 금리 인하의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1월 이후에는 자동차 업계 파업 종료 등 긍정적 요인과 대내외 불확실성확대 등 부정적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주택시장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주식시장도 10월 중순 이후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소비와 투자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 심리도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경기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예산안과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 등 경기회복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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