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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세입자 절반이 '월세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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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세입자 절반이 '월세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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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혼돈의 주택시장
월세 급증 주거변화 사회 전반에 메가톤급 영향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인경 기자]#서울 종로구 명륜동 빌라에 거주하는 박윤재(43)씨는 최근 같은 동네에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다가 포기했다. 박씨가 전세를 구하려는 곳은 400가구가 넘는 중형 단지였지만 몇 달째 전세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부동산 확인매물에도 박씨가 찾는 전용면적 84㎡ 임대 물건이 5건 올라와 있지만 전세는 전혀 없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짜리부터 2억원에 100만원까지 모두 월세다.

전세 물건은 씨가 마르고 있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어 전세보다는 월세를 놓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임대인(집주인)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질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들이 월세로 몰리며 가계의 주거비 부담 또한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만 수만~수십만 가구가 월세로 전환할 경우 주거비가 늘어 소비여력이 둔화될 게 뻔하다. 내수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구조가 '월세시대'에 접어든 급격한 주거환경 변화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28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정부기관과 연구소, 건설업체, 정보업체 등 부동산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세의 운명은 비관적이다. 응답자의 33%(10명)가 '짧게는 5년 내, 길게는 10년 이후 정도엔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예상보다 전세가 빠르게 사라지고 전세 세입자가 월세 세입자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주거환경 변화가 재테크나 소비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씨가 전세를 얻으려고 했던 명륜동 아파트의 경우 매매시세가 5억원대 초중반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서 올 상반기 계약을 맺은 집들을 보면 전셋값은 매매시세의 80% 선에 육박한다.


전세를 구하려던 실수요자가 준비했던 전세 보증금에 은행 대출을 이용해 돈을 좀 더 보태면 집을 사기에도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주택 매수를 꺼린다.


박씨는 "지은 지 20년이 돼 가는 아파트를 전 재산에 대출까지 더해서 사는 건 망설여진다"며 "두 자녀가 초등학생이어서 선뜻 다른 동네로 이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월세 급증 등 급격한 주거문화의 변화가 사회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에 정부는 세입자에 대한 월세 세액공제와 함께 월세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산하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안정되지 않고 저금리 속에 전세의 월세화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충방안에 이어 민간임대 활성화 대책 등을 내놨지만 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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