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요금인가제 폐지에서 보완으로 가닥
현재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 손질작업 중, 조만간 발표 예정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폐지' 쪽에 무게가 실렸던 요금인가제가 현행 유지로 급선회했다. 다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손질을 거쳐 보완된 인가제가 도입된다.
27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및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래부는 26일 열기로 했던 미방위 법안소위 심사에 앞서 요금인가제를 유지키로 방침을 정했다. 미방위 관계자는 "미래부에서 요금인가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다만 일부 보완할 부분에 대한 손질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폐지설이 유력했던 시장의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이통사 한 관계자도 "한동안 폐지설에 무게가 실렸는데 최근 들어 정부 내부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며 "어떻게 결론날지 알 수 없지만 폐지는 안 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앞서 지난 10월5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통신요금 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인가제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하며 폐지론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취지인 서비스 경쟁을 통한 통신요금 인하에 요금인가제 폐지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폐지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요금인가제 폐지가 요금인하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반대 주장도 팽팽히 맞서왔다. 미방위 관계자는 "요금인가제가 요금인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특정사업자가 50%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을 경우 자율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강하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인가제에 대해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유지나 폐지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최종 결정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요금인가제는 SK텔레콤과 KT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거나 요금을 올릴 때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무선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SK텔레콤이, 유선 분야에서는 KT가 인가 대상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SK텔레콤은 인가제 폐지를, KT와 LG유플러스는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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