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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기초예술, 문예기금 확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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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오는 2017년부터 문예진흥기금 고갈로 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초예술 지원 재정은 '문예진흥기금'이 유일하다. 그러나 10년째 국고 지원이 중단돼 대체 재원이 없어 기존 적립금도 바닥을 드러냈다. 이에 예술계는 "문화예술계의 유일한 재원이 사라질 경우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조속한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화예술위')에 따르면 1973년부터 지금까지 문예기금 재원 조성 총액은 2조5398억원이다. 이 중 국고는 1조8472억원으로 2004년 끊겼다. 이 때문에 그간 문예기금은 모금, 이자 수입, 기부금 등에 의존하고 있으나 재원 조성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문예기금이 바닥을 드러낸 이유는 적립금 중 연 평균 344억원이 인출돼 문화예술진흥사업에 쓰여지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융성 기조로 자금 수요가 많아진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잔여기금은 2016년 잔여 기금 512억원, 2017년 전액 고갈( - 15억원)돼 예산 편성도 어렵게 됐다.

문예기금은 2013년말 현재 총 적립금이 2395억원으로 수입 및 지출(△는 감소액)은 각각 ▲ 2014년 1140억원, 2006억원(△ 866억원) ▲ 2015년 1347억원, 1897억원(△550억원) ▲ 2016년 1312억원, 1779억원( △ 467억원) ▲ 2017년 1252억원, 1779억원(△ 527억원) △ 2018년 1126억원, 1779억원(△ 653억원) ▲ 2019년 1126억원, 1779억원(△ 65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예술계는 정부에 수년 전부터 기금 확충 방안을 요구해 왔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선기 문화예술위 팀장은 "정부의 문화재정 2% 달성 목표에도 문예기금 고갈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문예기금은 공공재원으로 기초예술의 성장이 없으면 한류 등 문화비즈니스 기반이 허물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상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분야는 '창작 지원'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창작지원의 경우 2008년 635억원에서 2012년 525억원으로 연 평균 4.7%가 감소했다. 반면 소외계층 향유 지원은 같은 기간 198억원에서 574억원으로 연 평균 30.5%의 중가세를 기록했다. 다른 기금들과 비교하면 문예기금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다. 2013년 기준 문예기금 지출액은 1223억원으로 문체부 총 지출액 4조1723억원의 2.9%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문예기금은 모금, 기부금 등을 포함, 2009년 882억원에서 2013년 1223억원으로 최근 5년동안 8.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영화발전기금 증가율 15.9%, 국민체육기금 증가율 21.5%, 문체부 예산 증가율 9.9%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편이다. 특히 규모면에서도 2013년 기준 1223억원은 각각 체육, 관광기금의 13%, 16% 수준이다. 단일 장르인 영화진흥기금이 1100억원임을 감안하면 7대 예술장르 지원이 얼마나 열악한 지 알 수 있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는 "그간 문예기금 사용 현황을 보면 문예회관 등 기반 조성, 국제문화교류에 절반 가량 사용돼 실질적인 기초예술 진흥에는 21% 수준에 불과하다"며 "문화 비즈니스도 기초 예술 역량 강화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교수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 등을 고려해 재원 안정성은 사회 안전망과도 관련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문예기금이 모금과 기부에 의존하는 것에서 탈피, 조속한 재정 안정이 요구된다는 게 예술계의 의견이다. 정부는 1989∼2000년에 총 1847억원을 출연한 적 있으며 해외 유사기관들의 국고 출연비중도 63%를 상회하고 있다. 우리처럼 국고 출연이 전무한 경우는 사례가 없다.


이와 관련,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문화예술 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문화 침체로 인한 부작용, 문화의 공적 가치와 혜택 등을 고려, 문화정책의 새 이정표가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 교수는 ▲ 정부 예산 압박과 문예기금 고갈 위기 해소 ▲ 순수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 등을 위해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예기금 조성은 단지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문화예술의 경제효과는 매우 높다. 일례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경우 경제효과 119억달러, 일자리 3만7000개를 만들어 낸다. 뉴욕시는 브로드웨어에서만 매년 5억달러의 조세 수입을 얻고 있다. 영국 런던의 경우도 2억3000만파운드의 경제효과(직접효과 60%, 간접효과 6%, 유발효과 1%, 관람객 지출 33%)가 발생한다. 특히 문화는 국가경쟁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창조산업 및 융복합 등을 위한 원천으로 작용한다.


정홍익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 해리포터 시리즈는 4억5000만부가 팔리고 영화 등으로 제작돼 74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며 "예술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 창조산업의 혁심 역량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프랑스에서는 문화분야 경제 규모가 총 578억 유로의 부가가치를 생산해 자동차산업의 7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도 지난해 문화콘텐츠산업 매출이 90조원을 넘어서 수출액도 46억달러에 달할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부수적으로 관광, 도시재생, 패션 등 산업 연관효과도 높아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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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예술은 국민 통합, 사회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정책 우선 순위를 다시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극배우인 손숙씨는 "기초예술이 무너지면 한류 및 영화, K팝 등 문화콘텐츠산업도 기반을 잃게 된다"며 "문화산업과 창조경제를 위한 문화예술 교육 및 국민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문예기금 고갈 해소를 위해 ▲ 국고를 통한 지원 ▲ 복권기금의 출연비중 확대 ▲ 관광진흥개발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방송발전기금 일부 출연 등 다각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 유진상 문화융성위원은 "문예기금 고갈은 예술 창작의 기회,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약 등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며 "국민의 예술 향유권, 국가 경쟁력 등을 위해서라도 안정적 기금 운영 답변을 내놓아한다"고 강조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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