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권시장 간 주식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港通) 제도가 다음 주 월요일(17일)부터 시행된다. 후강퉁은 상하이(?)와 홍콩(港)을 연결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중국 본토 내국인과 해외 기관투자가에게만 투자를 허용해온 상하이 증시가 홍콩 증시 회원 증권사를 거쳐 해외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된다. 물론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도 국내외 증권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직접 상하이 증시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국내외 금융업계는 후강퉁 시행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주식들이 전반적으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후강퉁은 국제 투자자금을 중국으로 빨아들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하이 증시에서는 위안화로 주식거래가 이루어지므로 후강퉁은 위안화의 국제화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효과들은 결국 중국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중국 경제 전체의 체력을 강화할 것이다.
우리나라 증시에는 상당기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국내 투자자들에게 중국 주식이 매력 있는 투자대안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까지 중국으로 투자처를 돌리면서 증시의 수급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 게다가 후강퉁 시행에 따라 상하이 증시가 내년 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같은 지수에 속해 있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다. 투자자금 유출입이 원화 환율 변동성을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이는 물론 억원 단위 이상 투자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중국 제도상 50만위안(약 9000만원) 이상의 계좌잔액 보유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증권업계에 거래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해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주식에 대한 간접투자 상품도 새롭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험을 경계하면서 기회를 활용하는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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