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 마헤슈와라난다의 저술 '자본주의를 넘어'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21세기 글로벌 자본주의는 극적인 혼돈을 보여준다. 경제의 불평등, 식량과 자원 고갈, 재앙수준의 원전, 전쟁, 기아, 환경 파괴, 생태계 교란, 세월호 침몰과 같은 생명 경시의 참사들, 리더십 부재, 자본의 탐욕 등 숱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21세기 첫 10년간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모든 관계가 전시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심지어는 자연의 여러 생물 종과 인간의 대충돌이 벌어지고. 적대감은 더욱 깊어졌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 다양한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다. 그러나 완벽히 새로운 길이며 미래 비전이라는 확신을 주지는 못 한다.
"자본주의 이후 세계는 어디로 갈 것인가 ?" 이런 질문은 오늘날 세계 지식사회가 안고 있는, 중요한 숙제다. '위대한 지성'으로 불리는 노엄 촘스키는 '점령하라 운동'을 지지하면서 "경제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정치적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며 대중의 각성을 촉구한다.
'마지막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빈곤계층에 대한 멸시가 득세하고 지구 자원의 파괴가 이뤄지는 시대에 저항의 가치들이 잊혀지거나 무시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행동하고, 분노하고, 불의와 싸울 것"을 주문한다. 이처럼 수많은 지식인들이 신자유주의에 대항할 것을 한결같이 소리 높여 부르짖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아니다.
오늘날의 문제는 좀 더 근원적이며 확고한 통찰력과 상상력, 그리고 실천, 경험, 축적된 지혜,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대안 중 하나가 '프라우트'(진보적 활용이론, 영성적 사회실천) 운동이다. 이는 인도의 사상가이자 사회적 실천가, 영적 수련가인 '사카르'가 창안한 개념으로 대안적 경제 시스템, 개인적 삶의 변화와 사회체제 전환을 동시에 다루며 물질과 정신, 제도와 의식의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한다. 이는 순환론적인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관 확립, 대안적 삶의 양식을 체제와 문명 전환과 연결시킨 전략이다. 이런 논리는 프라우트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라우트에서는 현재의 시스템이 기술·과학 진보로 생산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인간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설파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공동체, 협동조합, 경제민주주의 그리고 영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체제를 주창한다.
사카르의 영향을 받은 인도의 수행가 '다다 마헤슈와라난다'(지고존재의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이라는 의미)의 저술 '자본주의를 넘어'는 바로 프라우트 운동의 사상적 비전을 담고 있다. 저자는 프라우트 운동을 주도하는 인물로 실질적인 경험과 영적인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책은 다소 유토피아적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이같은 개념은 기존 유토피아 논리와는 달리 실천적이며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또한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속에서 해답을 찾고 구현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국사회는) 1997년 경제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자본주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협동조합을 통한 대안적인 실천방식을 구체적으로 찾아왔다"며 "'우리'를 강조하는 한국의 문화 전통은 프라우트의 핵심 이념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모든 자원들, 땅·물·공기는 모두에게 속해 있으므로 사유화하기보다는 모두의 복지를 위해 함께 나눠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다 마헤슈와라난다 지음/다다 칫따란잔아난다 옮김/한살림 출간/ 값 1만8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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