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전날 코스피는 일본 엔화 약세 우려로 사흘째 하락했다. 4일보다 3.76포인트(0.19%) 내린 1931.43에 마감, 지난달 28일 이후 또 다시 1930선 밑으로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당분간은 국내 증시가 엔저 영향권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주가 반등 모멘텀도 없는 상황에서 지수가 상승 곡선을 타기는 힘들 여지가 많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대내외 변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실적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개별 종목들의 3분기 실적 뿐 아니라 4분기, 내년 실적에도 주목하면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는 설명이다.
◆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글로벌 주식시장은 반등 분위기지만 한국은 유독 소외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번 주가 조정의 시작을 지난 9월 중순으로 본다면 현재 전세계는 70%의 주가 복원률을, 미국은 107%의 복원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신흥국은 40%에 머무는 모습이다. 이 중 한국은 21%의 주가 복원률로 주요국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한국의 이 같은 차별적 부진에는 일본 양적완화 확대에 따른 엔화 약세 우려가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양적완화 조치 발표 이전에도 주가 반등은 더뎠던 게 사실이다. 예컨대 코스피는 저점 대비 1.6% 반등했지만 삼성전자의 지수 상승 기여도를 차감한다면 0.5% 반등에 그치고 있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국가간 주가 반등 차별화가 실적시즌의 온도차와 무관치 않다고 보는 이유다.
실적 시즌 후반부에서는 두 가지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기업 중에서는 실적발표 이후 4분기와 내년에 대한 실적 전망 재조정(상향)이 수반되는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은 실적발표를 앞두고 3분기 실적 뿐 아니라 내년 실적 전망 개선이 되는 기업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올해 내내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아직까지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미약하다. 그러다 보니 지수 상승이 유발되는 대형주 중심의 상승흐름이 나타나기 힘들고 대안적으로 중소형주 중심의 흐름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중국 소비와 관련한 종목군, 게임 관련주 등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업종 혹은 테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기존에 비해 상승 탄력이 둔화하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는 벨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향후 성장주들의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기존에 비해 변동성이 커질 개연성이 높다. 대안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고 벨류에이션 부담도 낮은 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 대형주들의 3분기 실적이 대부분 마무리 돼가면서 이달부터는 중소형주 실적 발표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3분기 실적 호조세가 기대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대형주를 포함한 전체 시장은 3분기 실적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시기이기 때문에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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