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전체적으로 실질 수출이 전기 대비 감소하면서 내수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세월호 충격으로 침체됐던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출은 해외 생산 감소 등으로 2008년 4분기(-4.3%)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GDP 속보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분기 중 성장률은 전기비 0.9%, 전년 동기비 3.2%를 기록했다. GDP는 올해 1분기 전기 대비 0.9% 성장을 기록한 뒤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2분기에 0.5%로 낮아졌지만 이번에 다시 1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수출은 감소했으나 민간소비가 증가로 전환한 가운데 건설투자와 정부소비는 증가세가 확대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 성장의 배경은 2분기 중 세월호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지방선거와 세월호 영향으로 연기됐던 지방정부의 재정 집행이 3분기에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건설투자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소비의 3분 GDP 성장 기여도가 꽤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세월호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국장은 "소비가 크게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민간소비는 세월호 영향과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수의 회복은 지난 2분기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으므로 성장세가 지속이 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 전기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2012년 3분기(1.2%)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내수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9% 증가를 기록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 0.8% 감소했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결과다. 정 국장은 이에 대해 "설비투자 감소는 운송장비 투자와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보면 LCD와 화학제품 등이 줄어 2.6% 감소했다. 정 국장은 "통관 기준 수출은 늘고 있지만 해외 생산, 가공 무역 등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등도 해당된다. 삼성전자의 이익 감소 등이 반영된 것이다. 정 국장은 또 "중국 수출 증가세 둔화로 중국에서 가공 무역으로 수출되는 제품들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분기 대비 실질 수출은 줄었지만 올해 수출은 꾸준히 늘어 3분기까지의 경제성장률을 견인했다"고 부연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을 살펴보면 제조업이 감소했으나 전기가스수도사업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건설업 및 서비스업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우선 제조업은 LCD,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0.9% 감소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발전 비중 상승으로 4.7% 증가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8% 증가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 운수 및 보관, 금융 및 보험, 보건 및 사회복지 등이 늘어나면서 1.4% 성장했다. 내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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