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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가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연극 '1000프랑의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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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의 작품, 한국서 초연...성남아트센터에서 24~26일

빅토르 위고가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연극 '1000프랑의 보상' 1000프랑의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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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 희곡은 공연을 위해 씌어졌고, 무대 연극의 관점에 맞춰 완전히 각색된 작품입니다. 예술적 관점에서 얼마든지 상연될 수 있겠지만, 검열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자유가 돌아오는 날 제 희곡을 세상에 내놓겠습니다."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 발표 후 4년 후인 1866년 희곡 '1000프랑의 보상'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의 생전에는 제대로 햇볕을 보지 못했다. 이 시기가 빅토르 위고의 인생에서 보면 암흑기였기 때문이다. 그가 지지했던 나폴레옹이 혁명을 거쳐 스스로 황제에 지위하자 빅토르 위고는 망명길을 자처하며 척박한 삶을 살게 된다. '1000프랑의 보상'이 집필된 곳은 위고가 망명해 있던 영국령 건지 섬이었다. 위고가 오랜만에 새 작품을 썼다는 소식이 들리자 많은 극단들이 앞다투어 상영을 요청했지만 위고는 "자유가 돌아오는 날 희곡을 내놓겠다"며 모든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이 작품은 위고의 사후 50여년이 지난 뒤인 1934년에야 처음으로 출판됐고, 다시 27년이 지난 1961년에야 프랑스 알자스 국립극장에서 처음 상연됐다. 빅토르 위고의 광팬이자 세계적인 스타 연출가 로랑 펠리는 이를 다시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2010년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빛과 그림자의 명암대비를 사용한 무대는 흑백영화를 연상시키고, 배우들은 무용에 가까운 동선을 선보였다. 또 각 막마다 색다른 콘셉트와 색깔을 부각시켜 작품의 주제의식을 보다 명확하게 했다. 이 작품으로 2011년에는 '프랑스 비평가상'의 연출가상과 무대미술상을 수상했다.

빅토르 위고가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연극 '1000프랑의 보상' '1000프랑의 보상' 중에서 (제공: 성남아트센터)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 오르지널팀은 24~26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이 극단의 첫 내한임은 물론 첫 해외공연이다. 로랑 펠리 연출가는 23일 서울 중구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불행하게도 빅토르 위고가 작품을 썼던 당시 상황이 지금의 현실과 비슷하다. 빅토르 위고는 민중을 위해 이 작품을 썼고, 진지한 메시지도 가지고 있다. 멜로드라마를 패러디한 듯한 부분에서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작품은 총 4막으로 구성돼 있으며, 1820년 파리가 배경이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저지른 작은 범죄로 도주 중이던 '글라피외'가 '에티에네트'의 다락방에 숨어든다. 그 곳에서 글라피외는 에티에네트의 딸 '시프리엔느'와 마주치고 그의 도움을 받는다. 때마침 4000프랑의 빚을 받으려고 대출 알선업자 '루슬린'이 에티에네트를 찾아오게 되고, 돈 대신 딸 시프리엔느와의 결혼을 허락하면 압류 집행을 막아주겠다고 제안한다. 이 모든 것을 숨어서 듣고 있던 글라피외는 '시프리엔느'를 돕기로 결심한다.


코미디, 민중극, 현실참여극 등 다양한 장르의 성격을 가진 이 작품에서도 위고는 자유와 박애, 정의와 연대에 대한 신념을 뚜렷이 드러낸다. 대출 알선업자 루슬린 역을 맡은 배우 로랑 마이닝게는 "빅토르 위고의 작품을 공연하는 배우는 그 시대의 자유와 평등, 정의의 신념을 공유하고 전달하는 메신저와 같다. 위고의 메시지를 현대인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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