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아시아 이인호 자문위원]
최근에 대치동에서 약 20여년간 특목고 입시, 수시대학입시 컨설팅 업무를 보고 있는 원장님과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대치동에 사교육대단지가 만들어지는 초창기부터 학원을 운영하셨으니까 거의 대치동 사교육의 전체 흐름을 알고 있는 분입니다.
'한국 입시는 대치동에서 시작한다'는 말도 있듯이 아직도 방학때면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 대치동 인근의 원룸이나 고시원에 방을 얻어놓고 유명하다는 학원에서 공부를 합니다. 최근들어 타국의 국제학교 또는 미국, 캐나다 등지의 학교에서 조기유학중인 학부모님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미국대학준비외에도 영국, 싱가폴, 홍콩등을 같이 고려하시거나 심지어 국내수시입시까지 같이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각도로 고민을 하는 이유는 대학이후의 취업, 학비에 관한 부담, 자녀의 인맥형성, 가족 등 입니다. 그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학비와 취업인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포스팅한 글에도 썼듯이 대학졸업하자마자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는 학생은 '이슈'가 될정도로 어려운 일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유수의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골드만삭스 본사에 입사한 제자(한국국적임에도 불구하고)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평균 1년에 인턴쉽을 위하여 이력서를 제출한 회사는 150개 정도 됬다고 합니다. 그중에 잘 걸려야 손에 꼽을 정도이고 인턴쉽에서의 경험과 그때 열심히 했던것이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시카고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던 한 제자는 대학졸업 후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국내의 투자은행에 4년전에 취업을 하였습니다. 수개월전에 전화가 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미국 대학원과정인 Law School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넘쳐나는게 Lawyer인데 지금 직장 그만두는게 너무 아깝다고 했더니..... 한국의 직장문화가 너무 답답해서 평생동안 할 수 있는 전문직종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하네요.
물론 어느 분야이든지 하기 나름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얘기를 하지만, 미국대학졸업할때까지 적지 않은 유학비용을 내고 다시 Law School에 진학하면 1년에 1억정도는 써야할텐데 언제 사회 나와서 자리잡고 돈벌어서 장가 갈런지...그리고 그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부모님은 덩달아 수년간 고생을 하겠다는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언제나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혜택을 주고 싶어합니다.
항상 문제는 '돈'이죠. 어떤 대학이든지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니는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은 참 행복합니다. 유학카페의 소식란이나 출간되는 책자를 통하여 전액장학금을 받고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읽어 보면 마치 먼나라 얘기 같은 느낌도 듭니다.
예전에 학원 선생님으로 잠시 일했던 '전액장학금을 받고 프린스턴을 다닌 김00' 의 경우에도 대입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SAT 준비서적을 살 돈이 없어서 대형서점 구석에서 앉아서 공부했다는 얘기, 학교 기숙사가 11시에 소등을 해서 화장실등에 의지해서 밤을 세워 단어를 외우고 공부했다는 얘기....그렇게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SAT 점수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 마지막 시험 일주일전에 SAT 단어 3,000개를 다 외웠다는 얘기...... 이 학생은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서 출간을 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의 모토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아이가 할 생각과 의지'가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친구들도 자기절제, 시간활용, 집중력이 정말 뛰어납니다. 이런 친구들의 공통점은 자존감이 강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미스코리아로 하버드에 입학한 금나나양도 잠시 SAT 를 가르쳤던 적이 있는데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자리에 앉으면 기본 5시간씩은 공부에 집중했던 열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잔소리보다 아이 스스로 열정을 갖게 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친구들의 공통적인 점은 어렸을때 상당한 량의 독서를 하였다는 것 입니다. 물론 어렸을때니 부모님께서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고 그런 환경에서 열심히 독서를 했겠지요.
국내수시입시얘기를 할려다 글이 다른곳으로 벗어났네요. 대치동의 원장님 얘기는 국내입시제도가 매년 바뀌고 대학들도 매년 전형요소들을 재구성해서 발표하는 통에 큰틀에서 변함이 없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입시업무를 보고 있는 제가 부럽다는 얘기를 합니다. 작년에는 특정성적을 받아주었던 학교들이 올해는 받지 않는다고 하고....그래서 국내입시의 경우에는 수시전형에서 '어떤 대학, 어떤 특정한 전형'을 학생에게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그 원장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국내 수시입시는 큰 틀에서는 미국입시와 유사한 부분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특정전형을 6개 선택해야 하는 수시의 특징이 미국입시와 제일 다른 점이라 생각이 듭니다.
미국입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홍콩, 싱가폴대입지원과 더불어 국내수시까지 고려하고 있는 회원님들은 각 나라의 전형에 맞는 준비를 늦어도 11학년부터는 시작하도록 해야 합니다.
모두 모두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멘토스테이블 이인호 원장 bluei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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