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하락해 기준금리가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의지를 한층 강하게 시장에 보여주는 모습이었지만 코스피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의 급락 여파에 정책적 호재가 크게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실적 우려와 환율 문제, 외국인 수급 약화 등 악재가 겹쳐있는 코스피의 조정장세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단기반등에 대한 기대보다는 시장의 투자심리가 안정될 때까지 긴 호흡의 시장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형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국내증시는 그동안 미국보다 중국 증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9월 중순 이후 미국 증시 움직임에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경우에는 9월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상승흐름을 보였지만 코스피와 S&P500지수는 240일선을 하회하면서 가격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등락률에서 선진국 증시의 조정 폭이 깊은 것은 위험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에도 다우지수는 5년 랠리 후 조정을 보였는데 별다른 조정없이 이어져온 중기 상승추세가 조정을 보일 때가 되었다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여기에 유로존 부진이 겹치면서 코스피와 추세적으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던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결국 내부적 원인보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부각되면서 선진국 증시 급락세에 코스피가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코스피는 대내적인 경기모멘텀이 강하게 발생하기 전에는 2010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박스권에 놓이면서 당분간 중기방향성을 찾기 위한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1880~197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임이 예상된다.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매매전략보다는 보다 긴 호흡을 가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중소형주와 음식료, 섬유의복, 의약품 등 내수관련업종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 정부정책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환율 리스크 확대 및 주요 기업의 실적부진과 글로벌 경기부진,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가 이어지며 한국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대형주, 경기민감주, 밸류에이션 고평가 대형주에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중소형주가 선방하는 모습이지만 종목별 대응 또한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나마 현재 중첩된 악재들이 상당부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과 단기 급락에 따른 저평가 국면 진입 등을 고려해볼 때, 코스피는 1880~197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및 중국의 경기둔화세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지 추가 부양책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중소형 개별종목들에 대한 관심을 늘리면서 보다 차분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중소형주 및 코스닥의 경우에도 차익실현 물량 출회 및 변동성 리스크 확대에 따라 종목별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유의해야한다. 대형주의 경우에는 단기 낙폭이 과대한 종목을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을 겨냥한 저가 분할 매수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관심종목으로는 CJ제일제당, 한국공항, 컴투스, 내츄럴엔도텍 등이며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큰 대형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이 추천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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