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격동 한국외교의 Key-man 아베 & 시진핑]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모습 선보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만든 수령체제를 물려받은 독재자지만 자기만의 리더십을 내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든 수령체제를 물려받아 북한 인민과 군부의 절대충성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통적 리더십'을 갖고 있다. 그러나 추종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포기하고 따를 만큼 천성적 재능이나 인성에 리더십의 뿌리를 두는 '카리스마적 리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김정은은 아버지 세대의 원로와 신진 인사간 균형, 총정치국장ㆍ인민무력부장 교체 등을 통해 군부와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 확보에 집중해왔지만, 그에게 카리스마가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는 지난해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해 단호한 독재자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지난 4월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와 지난달 25일 제2차 회의를 통해 조직과 인적 개편을 마무리했다.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리더십이 없으면 북한을 끌고 갈 수 없다"면서 "현재 자기식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알려진 정보가 없어 학문적 의미의 리더십을 김정은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지만 김정은은 개방적이고 대중친화적이며,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터라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대중과의 접촉빈도를 높이고 이를 실시간으로 대내외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군인들과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는 모습은 아버지 김정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경제 운용도 자율이나 개방의 냄새가 난다. 공장과 기업소, 농장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율경영관리조치를 도입해 생산활동을 통해 나온 생산물의 40%는 국가에 상납하고 60%는 개인들이 갖도록 유인을 줬다. 김정은은 시장기능을 하면서 북한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장마당'을 폐쇄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개발구, 특구 등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김정은은 조직과 인적개편을 통해 군부와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을 확보해 유일지도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선전을 통해 '애민 지도자'라는 이미지 구현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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