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공포로 변해가고 있다. 뉴욕증시에선 13일(현지시간) 오후 투매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다우종합지수 등 주요지수들이 3일 연속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223.03포인트(1.35%) 하락한 1만6321.0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2시까지 다우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소폭의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2시를 넘기면서 주가는 갑자기 급락하기 시작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200일 평균이동선인 1905.5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기술적 저지선이었던 200일 이평선이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의 추가 하락 불안감에 적극적인 매도공세를 펼쳤다.
다른 주요지수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S&P500지수는 결국 1.65%나 떨어진 1874.74에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1.46%의 낙폭을 보이며 4213.66을 기록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200일 이평선이 무너진) 오후 3시이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시장과 투자자들의 위축된 분위기를 전달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공포관련 지수들은 일제히 치솟았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16% 오른 26.64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최고다. VIX는 이미 지난 주에60%나 상승한 상태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지수’는 이날 최고단계인 0에 도달했다. 수자가 낮을 수록 시장 공포가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불과 1개월전 43에서 출발, 지난 주말 이미 5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투자심리 급랭으로 뉴욕 증시는 이제 조정 국면 진입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나스닥이 이미 지난 9월 고점 대비 8.6% 하락해 기술적인 조정에 근접해있고 다른 주요지수도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뉴욕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와 금융가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지난 주 글로벌 증시에서 1조5000억 달러(1596조원)가 증발했고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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