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코스피가 전날 삼성전자의 실적 악재를 딛고 8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 197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4조1000억원)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는 안도감에 반등세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
하지만 어닝쇼크가 예고된 삼성전자 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확산돼 있어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는 등 대외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 신영증권 산업분석팀 = 최근 기업들 실적의 하향 조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주가에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두 달 동안 올해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는 6% 하향돼 90조 원을 밑돌았다. 향후에도 글로벌 금융환경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실적 하향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증시 환경은 비우호적일 전망이다. 최근의 변화를 감안해 올해 남은 기간 코스피 변동범위를 1935~2120포인트로 예상한다.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0배로 타 시장 대비 낮다는 점은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글로벌 PER의 경우 14배, 미국은 16배, 유럽은 14배, 중국은 9배, 일본은 14배다.
당분간 이익개선 예상 종목 및 섹터에 집중해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진한 경기 흐름의 영향으로 실적 하향 조정세가 3분기 실적을 맞이하는 업종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올해 순이익 추이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은 건설, 증권, 통신, 전기가스, 보험, 섬유와 의복 등이다. 안정적인 순이익 흐름을 보이는 업종은 은행, 철강, 가전제품,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 코스피의 반등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 달러의 급격한 강세에 따른 반작용과 외국과 연기금의 수급, 밸류에이션 측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달러 강세와 관련해서는 투기적 포지션의 급격한 쏠림에 따른 반작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펀더멘털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에 대한 선반영 정도가 컸다는 점에서 달러화가 진정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더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에 반하는 연기금의 저가 매수 유입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로 인해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들어 연기금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727억원)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기금의 매수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월~9월)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 7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반면 올해의 경우 3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이를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추가적인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
◆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 향후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와 엔화의 추가적 약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달러화 강세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하다. 코스피도 핫머니 자금의 순매도가 완화되며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선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오는 29일과 30일 예정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모두 종료되면 미 연준 대비 중국 인민은행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자금은 미 증시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국 증시로 이동할 전망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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