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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지하수 흐름 알면 막을 수 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방재 전문가 조원철 교수
"물은 장애물 만나면 유속 빨라져…관측 장비 설치해야"

"싱크홀, 지하수 흐름 알면 막을 수 있다" 조원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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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지하수 흐름만 잘 관측해도 땅이 무너지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내 최고의 '방재 전문가'로 꼽히는 조원철 전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65)는 땅꺼짐(싱크홀)을 '예고된 재앙'이라며 충분히 예측과 방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땅꺼짐 방지책'의 핵심은 지하수에 있었다.


조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회 곳곳의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언론에서 찾는 '1순위 전문가'가 됐다. 그간 우리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방재 연구만 30년, 외길을 걸어온 덕택이다. 그런 그가 최근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땅꺼짐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내놓은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조 교수는 "이번 잠실 일대 땅꺼짐은 인근에서 벌어진 공사 자체보다 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변동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이라는 건 장애물을 만났을 때 유속이 더 빨라지기 마련"이라며 "지하수의 흐름을 방해하는 시설물을 지을 때는 반드시 지반조사를 철저히 하고 지하수 흐름의 변화와 영향을 3차원으로 분석하면 공동현상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공사 도중이나 공사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하수의 흐름과 수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작은 우물인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지하수 관측정'은 보통 직경 7.5~10cm짜리 파이프를 20m 정도의 깊이로 여러 군데 박아놓고 자동센서를 부착해 컴퓨터로 지하수 수위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시설물이다.


조 교수는 "미국 주요 도심,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서는 일찍이 도시 개발에 따른 지반 침하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몇 군데 팠다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다시 메꿔버렸다"고 했다.


조 교수는 "땅꺼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은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에 들어가는 돈은 미래의 엄청난 손실을 막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비용이 아니라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지하수 관측정과 같은 시설물 역시 지금 당장의 비용 문제로 도입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더 엄청난 재앙과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퇴임식을 끝으로 30년 교수직을 마친 조원철 전 연세대 교수는 현재 현직 대학교수 70여 명, 기술분야 안전 전문가 1800여 명과 함께 연구를 계속하며 한국방재안전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연세대에서 교수생활을 해온 그는 은사인 이원환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1993년 국내 첫 민간 재해연구기관인 연세대 공대 부설 재해연구소를 열었다. 이후 그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잇단 대형 참사 이후인 1997년 정부에서 국가 재난관리 선진화를 위한 정책연구와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세운 국립방재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았고, 국무총리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과 대통령비서실 수해방지대책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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