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협력사와 함께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소득환류세를 비롯한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또 스위스식 직업교육 체계를 벤치마킹해, 동종기업이 밀집해 있고 특수학교가 밀집한 지역을 '도제특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학벌중심에서 증력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학습병행제의 대상을 확대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 스위스식 도제제도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설계한 도제식 교육훈련제도로 작년 9월 도입됐다. 기업이 학습근로자를 채용해 주 1~2일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3~4일은 현장에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장관은 "올해 1000개 기업을 목표로 했는데 1700개 기업이 참여했다"며 "내년에는 30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심인 일학습병행제의 참여자를 재학생까지 확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관서 80개와 특성화고 470개 간 일대일 협약을 체결해 현장실습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특히 도제식 수업이 가능한 분야의 특성화고 3개교를 도제식 직업학교로 시범 도입해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도제특구로는 지역 내 동종업종 기업이 밀집돼있고,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지역, 자치단체의 인력양성 의지가 높은 지역 등이 검토된다.
이 장관은 "세계 불황기에도 독일, 스위스 등은 크게 청년고용률 낮아지지 않았었다"며 "현장 중심의 교육이 실효성이 높기 때문에 산업체 중심으로 선취업 후학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제식 교육이 자리잡힌 스위스, 독일 청년고용률은 15~24세를 기준으로 각 61%, 46.5%로 23.8%인 우리나라를 훨씬 웃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도 두배가량 확대한 상태다.
또한 정부는 기업대학,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협력 중소기업과 함께 대중소상생 일학습병행 모델을 확산할 방침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할 경우 기업소득환류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중소기업에는 훈련비, 인건비, 인프라 등 비용이 지원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소득환류세의 혜택 범위에 투자, 배당, 임금인상 외 대중소상생부문이 있다"며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대기업 등의 참여를 확대하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시행령 내 대중소 상생 일학습병행제와 관련된 내용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2017년까지 1만개 기업을 목표로 하고, 예비일학습병행기업도 육성해 뒷받침하는 뿌리를 튼튼히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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