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2인승 작은 자동차가 힘차게 도로를 달린다. 주유표시판 대신에 배터리 충전표시가 운전대 앞단에 부착돼 있다. 배터리가 일정수준 이하로 내려가자 운전자는 도로 중간에 설치된 충전소로 향한다. 도로 곳곳에는 이러한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충전소에 동전을 넣고 전기 콘센트처럼 생긴 충전기를 자동차에 꼽는다. 충전은 10분도 걸리지 않아 끝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모습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등 서부지역에서는 익숙한 광경이다. 전기 자동차의 상용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환경부는 세종시와 춘천시, 당진 등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곳곳에 전기자동차를 위한 충전소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77기의 공공급속 충전기가 운영 중이고 2014년 말까지 50기가 추가로 설치된다.
환경부는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600기 이상의 충전소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전기 자동차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면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 상용화에 대한 비관론도 무시할 수 없다. 비관론자들은 우리나라의 복잡한 도로구조의 한계성 등을 들며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아직 한참 멀었다고 이야기한다. 전기자동차의 출력을 내려면 시동을 켰을 때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대신 일단 시동이 켜지면 그 때부터는 전기 소모량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편이다.
전기 자동차의 에너지 사용률은 형광등 스위치와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형광등과 같은 조명기기에 경우 계속 켜 놓은 상태가 단시간 동안 껐다 켰다하는 것보다 에너지 사용률이 훨씬 적게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전기자동차가 계속 굴러가는 상황이 시동을 껐다 켜는 것보다 전기를 더 아낄 수 있다.
전기 자동차의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상용화 조건에 가장 큰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전기 자동차는 미국 서부의 사막 지대와 같이 차가 거의 다니지 않으며, 넓은 도로가 마련된 곳에 적합한 교통수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구밀도에 비해 좁은 국토 면적을 지닌 나라로 좁은 땅덩어리에 그 중 70%마저 산지이기 때문에 도로를 넓게 내지 못한다. 이에 비해 자동차의 양은 무척 많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는 극심한 교통 정체를 지닌 나라로 알려져 있다. 운전하다 보면 시동을 켰다 껐다할 일이 정말 많다.
그렇다고 전기자동차를 포기하기에 전기자동차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환경에 이로우며,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 이만한 교통수단이 어디 있을까?
도로가 복잡하고 정체가 심한 대도시에서도 전기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바로 ‘태양광 자동차’다. 예전에는 자동차 한 대가 완만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매우 큰 사이즈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돼야 했다. 또 태양이 없는 날에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 등 효율성의 문제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기충전과 태양광 충전을 절충한 자동차부터,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에너지가 충전되는 자동차, 자동차 지붕위에 태양광 집열판을 달아 에너지원을 바로 얻을 수 있는 자동차까지. 현재 선보여지는 태양광 자동차들은 지금 당장 도로를 달려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물론 태양광 자동차도 상용화까지 아직 멀고 먼 연구가 남아있다. 비싼 가격도 대중화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태양광이 일등공신이 될 거라는 기대는 높다.
최근 미국에서는 태양광 자동차에 이어 태양광 모듈을 바닥에 깔아서 만든 태양광 도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자동차도로뿐만 아니라 주차장, 보도, 공원 등 바닥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개발됐다고 한다. 바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에너지를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에너지 확보 외에도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름 없이 가는 자동차. 태양빛만 있으면 굴러가는 자동차. 어렸을 때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상상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의 이야기가 됐다.
[출처 : 한화케미칼 공식블로그]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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