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52. 하○○ '일본에 있는 언니 집에서 강제 동원'
1922년에 태어난 하○○(92)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피해 기간 등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본에 있는 언니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어머니가 보고싶어 울었더니 한 아주머니가 '한국에 데려다주겠다'며 데려간 곳이 일본의 한 공장이었다고 한다. 하 할머니는 이곳을 거쳐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야전병원에서 간호와 잡일을 하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현재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며 아들 내외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하 할머니는 살고 있는 곳 인근 경로당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화투를 치며 하루를 보낸다.
#53. 함○○ '열두살 때 담임선생님이 근로정신대 권유'
함○○(82) 할머니는 12세인 1944년 7월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서울 창신국민학교에 다녔던 할머니. 6학년 초에 강당에서 일본 홍보영화를 관람한 뒤 일본에 가고 싶은 사람은 지원하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담임선생이 집안 환경이 어려운 함 할머니에게 지원을 권유했다. 이때 5~6명 정도가 '근로정신대' 명목으로 차출됐다. 위안부 피해 기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서울 노원구에 거주 중인 함 할머니는 8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동안의 외모를 자랑한다. 외모만큼 젊게 사는 함 할머니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영화를 보러 다니기도 한다. "남들을 돕고 살아야한다"는 함 할머니는 교회 목사님의 권유로 지난해에 시신기증을 결정하기도 했다.
#54. 황선순 '초기 치매 증상에도 그날의 기억은 또렷해'
전라남도 화순이 고향인 황선순(88) 할머니는 19세쯤에 공장에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현재 황 할머니는 고향에서 아들 내외와 남은 생을 보내고 있다. 방 한 켠에는 대상포진과 빈혈, 신장, 심장 관련 약이 가득 쌓여있다. 점점 노쇠해져가는 황 할머니는 "살아있는 동안 일본정부가 사죄하는 것을 보고 싶다"거나 "그래 그 일본놈들은 언제 사과를 하나" 등의 말을 자주한다.
아들이 잠시 밖에 나가려고 하면 '우리 집' 찾아간다며 밖으로 나가는 통에 할머니 곁에서 꼼짝을 못한다고 한다. 초기 치매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할머니는 여전히 당시 타고 갔던 일본군의 배와 비행기 이름을 정확하게 얘기할 만큼 그날의 기억만큼은 또렷하다고 한다.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시리즈 중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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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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