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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000억원 투자, 채권단은 석달간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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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美공장 거짓보고서 파문
업체가 속였나, 채권단이 눈감았나…둘 다 심각
면밀한 검증없이 부실투자·국부유출 책임 커
워크아웃 기업, 자금조달 대책없이 부적절 투자 논란


단독[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워크아웃중인 금호타이어가 4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조지아공장 재투자에 나선 배경의 베일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허위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 발단이지만 채권단의 부실 승인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채권단이 심사 과정에 현대기아차 구매담당 임원의 발언 내용 확인 절차를 왜 밟지 않았는지 ▲투자승인 후 추후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선후가 뒤바뀐 결정을 했는지 ▲워크아웃 진행 중인 기업에 거액의 투자승인을 결정한 배경이 무엇인지 등 의문 투성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의원실은 입수한 보고서를 검토한 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현대기아차의 '우선물량 배정'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이 있었는지를 문의했다. 사실여부 확인 과정은 생략됐다. 사실여부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해당 내용이 사실로 밝혀졌을 경우 특정업체에 사전에 일감을 몰아주는 식의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닐 경우 채권단을 기만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가 최초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제출한 KTGA 투자타당성 검토보고서 제출일은 지난 3월14일, 이후 채권단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게 용역을 맡겨 타당성 검토 요청 결과를 받은 날짜는 5월15일, 이를 기반으로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부는 6월 '미 조지아 생산공장 투자 승인' 절차를 위한 자료를 마련해 채권단과 공유했다.


총 3개월 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채권단은 관련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대규모 투자승인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해외투자 승인을 이끌어 낸 셈이다. 조지아공장 프로젝트 재추진 필요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확한 검증 없이 투자가 진행될 경우, 무리한 부실 투자로 이어져 국부 유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워크아웃은 기업의 정상화가 일차적인 목적이며,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 실사를 앞둔 시점에서 해외투자 필요성의 핵심 사안이 왜곡돼 채권단에게 전달되고,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본 사안에 대해 정확한 사실 확인과 검증없이 해외투자를 승인케 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마련한 채권단 부의안건 자료상 투자승인 추진 배경은 ▲타이어 핵심시장인 북미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 ▲한국타이어의 미 테네시주 공장건설로 시장 잠식 우려 ▲생산기지 다변화 및 효율성 제고 ▲미 조지아주와 기체결한 투자계약 이행 필요다. ▶본지 2014년 9월1일자 12면 참조


이 중 북미시장 선제적 대응과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 언급 부분은 모두 현대기아차와 직ㆍ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북미지역에 판매한 자동차회사납품타이어(OE) 판매량 350만본 중 150만본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했다. 금호타이어의 지역별 수익성 비중에서 북미지역 매출액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에 이어 현대기아차 북미 OE 납품업체 2위다.


'중장기적으로 어느 한 업체가 현지공장이 없거나 경쟁사(한국타이어) 대비 미국공장 준공이 상당 부분 늦어질 경우 적정 M/S(물량) 확보는 불가능하다'는 금호타이어의 보고서 내용이 채권단의 투자승인 판단에 사실상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은행은 투자승인을 위해 채권단에게 배포한 자료 마지막 부분에 '투자승인 후 추후 자금조달 방안 마련'이라는 검토의견을 냈다. 회사 자체자금으로 우선 투자를 집행하되 조기에 '경영정상화 가능성 검토를 위한 실사'를 통해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동시에 채권단의 채권회수 극대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 결정을 촉구했다. 산업은행은 "경쟁사에 비해 미 조지아 공장 건설이 지연될 경우 북미시장 잠식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이 예상된다"며 "향후 채권단 출자전환 주식의 매각가치 극대화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검토의견에 적시했다.


김 의원은 "워크아웃 졸업 실사도 시작하지 않은 기업을 상대로 4000억원 규모의 투자승인을 체결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부실한 해외투자로 인해 기업과 근로자들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번 금호타이어의 해외투자 건은 채권단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과 투자타당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지아주 메이컨에 총 4억1300만 달러를 투자해 완성하게 될 조지아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타이어 400만개다. 조지아공장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과 각각 300㎞, 180㎞ 떨어질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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