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이 新 중국의 아버지라면, 그는 中 먹여살린 어머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해 12월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20주년 행사를 치른 중국 정부가 올해는 더 열광적으로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10주년 기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 기념 이벤트는 드라마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 탄생 110주년(22일)을 앞두고 CCTV 채널1에서는 지난 8일부터 드라마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歷史轉折中的鄧小平)'이 방영되고 있다.
5년에 걸쳐 총 48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은 뉴스가 끝나는 '황금시간대'인 밤 8~10시 두 편씩 연속 방영된다.
드라마는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에 맞춰 그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가 문화대혁명 주도 세력인 '4인방'을 몰락시키고 전면 개혁·개방에 나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성공적으로 이끈 과정이 재연됐다.
드라마는 화궈펑(華國鋒) 전 중국공산당 주석,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 등 정치적으로 금기시됐던 인물들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게다가 민감한 이슈까지 전면에 내세워 과거 역사물 드라마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에서 덩샤오핑은 완벽한 지도자로 표현되기보다 인간적 면모를 지닌 인물로 그려져 있다. 이렇게 중국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일부 서방 언론은 강력한 경제개혁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드라마를 100%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새로운 리더십을 위한 선전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평가가 공존한 가운데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은 같은 시간대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에게 덩샤오핑은 어떤 존재일까. 한마디로 중국의 경제발전을 이끌고 중국인을 먹여 살린 지도자다.
현대 중국인들에게 마오쩌둥 전 주석이 '신중국을 만든 아버지'라면 덩샤오핑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신중국을 구해낸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다. 덩샤오핑은 당의 제2세대 핵심 인물로 손꼽힌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지난 18일(현지시간) '총설계사 덩샤오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그를 '20세기 중국의 일대 위인', '중국사회주의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라고 표현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人民網)은 현재 덩샤오핑 추모 사이트까지 별도로 운영하며 그의 업적과 관련 뉴스를 다루고 있다. 시 주석은 20일 당중앙 좌담회 강연에서 덩샤오핑에 대해 "유례없는 역사적 위업을 남겼다"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이자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창시자'라고 묘사했다.
청나라 때인 1904년 쓰촨(四川)성 광안(廣安)에서 태어난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1966~76) 당시 하방(下放)됐다 1976년 마오쩌둥의 서거와 '4인방' 몰락을 계기로 정계에 복귀했다.
이후 1978~1983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 1981~1989년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1983~1990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역임하며 지금의 잘 사는 중국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
그는 집권 기간 중 '흑묘백묘(黑猫白猫·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론'에 따라 경제정책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정치에서는 기존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정경분리 정책으로 유례없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체제도 만들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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