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에 공급하는 물량 줄어 직격탄…올 상반기 출하량 1억5800만장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대화면 스마트폰의 등장, 예상보다 긴 태블릿 교체 주기 등으로 태블릿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패널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태블릿 패널 시장의 1, 2위 고객사인 애플 아이패드, 삼성전자 갤럭시탭에 공급하는 패널 출하량 감소가 특히 두드러졌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태블릿 패널 출하량은 1억5800만장 가량으로 전년 동기(약 1억7500만대) 대비 10% 감소했다.
태블릿 패널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과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줄어든 탓이 가장 크다.
애플은 상반기 3100만장의 태블릿 패널을 구입했다. 1년 전보다 14%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29% 줄어든 1470만장의 태블릿 패널을 구입하는 데 그쳤다. 애플은 업계 평균의 1.5배, 삼성전자는 3배 가량 감소한 것이다.
태블릿 패널 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 합계도 지난해 상반기 42%에서 올해 상반기 29%로 줄었다.
브라이언 후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원은 "태블릿 시장이 성숙하면서 애플과 삼성이 대형 스마트폰 판매 증가, 소비자 교체 주기 둔화, 화이트박스(브랜드가 없는 중국산 태블릿)나 저가 태블릿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만해도 애플이 7.9인치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9.7인치 아이패드 에어를 출시하면서 태블릿 패널 출하량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초 신제품 효과가 다하면서 수요가 줄어들자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샤프, AUO 등 디스플레이 업체의 태블릿 패널 출하량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업체별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태블릿 패널은 지난해 상반기 2924만2000장에서 올해 상반기 1821만2000장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AUO도 745만장에서 282만장으로 애플에 공급하는 태블릿 패널 물량이 줄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탭, 갤럭시탭 프로, 갤럭시노트 프로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수요는 시장의 예상에 못미쳤다. 1분기 출시한 8.4인치, 10.1인치, 12.2인치 태블릿 신제품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재팬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 삼성전자에 태블릿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출하량 역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태블릿 패널 구입량이 줄어든 것은 태블릿 판매량 자체가 크게 증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2분기 1460만대에서 올해 2분기 1330만대로 태블릿 판매량이 감소했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840만대에서 850만대로 태블릿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은 양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1.6%포인트 감소했다(시장조사업체 IDC 기준).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태블릿 재고가 쌓이면서 태블릿 패널 구입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제조사들이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린 것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패널 시장 영향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태블릿 패널 출하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이달초만 해도 연간 태블릿 패널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3억1600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반기 태블릿 패널 출하량 증감폭을 하향조정하면서 연간 출하량 전망도 낮춰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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