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종료와 조기 금리인상 등의 우려로 정크본드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정크본드 엑소더스'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금리인상 공포감으로 정크본드를 팔아치우는 사이 큰손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 매입을 늘리고 있다. 기관들의 정크본드 발행도 멈추지 않고 있다.
FT는 이에 대해 "고수익 채권 시장이 갑작스런 침체를 겪을 구체적인 요인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국채와 투자등급 채권, 지방채 등 어떤 채권도 마이너스 수익률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크본드 시장의 투자금 이탈 사태는 지난해 '버냉키 쇼크'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미 정크본드 금리는 최근 6개월래 최고치인 6.3%까지 올랐다. 그만큼 채권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며 6억8000만달러(약 692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정크본드의 금리 역시 5.69%로 내렸다.
FT는 금융위기 직전 정크본드 시장이 크게 팽창했던 지난 2007년에 비해 고수익 채권 시장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금융위기 직전에는 부채 기업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들의 자금 조달이 정크본드 시장 확대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당시 발행된 1930억달러의 고수익 채권 중 사모펀드의 인수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 28%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8%에 불과하다.
물론 금리가 인상될 경우 채권 시장 전반에 타격이 예상된다. 정크본드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기업들은 발행을 꺼리고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채권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같은 '조정'이 장기적인 현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장기 불황이 우려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가 올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저금기 기조가 장기화되면 그만큼 고수익 투자처로서 정크본드의 매력도 여전할 것이다.
웰스파고 펀즈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코찬 채권 수석 전략가는 "우리가 처한 현실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최근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이들이 다시 정크본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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