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알뜰폰인 KTis, 미디어로그 가입자 증가폭 미비
폴더폰 찾는 알뜰폰 수요 흡수 못해…자회사 지원 어렵고 자금력도 부족
우체국 속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 성적이 훨씬 뛰어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동통신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을 독식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였다. 지난 7월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KT 자회사 KTis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기존 중소기업 알뜰폰 사업자에 대조해도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7월 미디어로그 가입자는 4000명, KTis의 가입자는 2만8000명이었다. 그마나 KTis의 가입자 중 200명만 약정을 맺고 2년간 요금을 매달 내는 후불 요금제 가입자일 뿐 2만7800명은 선불가입자다. 선불가입자는 이용자가 미리 낸 돈만큼만 쓰면 자동 해지가 되기 때문에 진정한 가입자라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우체국 알뜰폰에 속해있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성적이 훨씬 낫다. 7월 한달간 증가한 가입자 현황을 보면 에버그린모바일 2만1000명, 유니컴즈는 1만6000명, 아인즈비전은 1만4000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단독 유통망을 통해 알뜰폰을 판매하는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2만6000명)과 대기업 계열인 CJ헬로비전(2만명)에 비해도 중소 알뜰폰이 뒤쳐지지 않는 수치다.
알뜰폰 업계는 미래부가 이동통신 자회사에 알뜰폰 사업 허가를 내줄 때부터 시장을 독식하게 될 거라며 반대했다. 미래부도 이런 여론 때문에 SK텔링크(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와 KTis,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전체 점유율의 50%를 넘기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치고 사업을 허가해줬다. 미래부 관계자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미디어로그와 KTis 모두 3G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특화된 요금제를 내놔, 폴더폰을 많이 찾는 알뜰폰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Tis가 반값 요금제를 내놨지만 모회사인 KT로선 오히려 자신들의 LTE가입자를 (KTis가) 빼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자회사를) 밀어주기 어렵다"라며 "이통3사 영업정지와 같은 특수한 상황일 때만 가입자 수를 지키기 위해 자회사 영업력을 일시적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자금력이 여의치 않아 이통사처럼 보조금을 대거 싣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한편 7월말 기준 알뜰폰 전체 가입자는 368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가입자의 6.5%를 차지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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