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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IPO, 과연 장밋빛일까…주관 은행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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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이후 공모가 밑돌면 안된다는 부담감
조달 자금 4배 웃도는 수요 필요
S&P500 등 주요 지수에 포함 안돼…투자 제한적
중국 투자 규제하는 글로벌 펀드들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알리바바가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재패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알리바바의 IPO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상장 후에도 알리바바는 새로운 난관들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WSJ는 알리바바의 상장 주관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IPO를 통해 미 증시 상장 최대 규모인 2000억달러(약 205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알리바바가 상장 후 공모가 이상으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표 자금의 4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인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번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큰 손' 투자자들이 필요하다. 전폭적인 투자 수요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했던 페이스북의 사태가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다.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입지를 갖지 못한 알리바바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도 해야 한다. 지분 비율이 낮은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이중의결권 제도를 비롯해 중국 당국의 외국인 지분 제한에 따라 일부 자산을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문제 등도 해명해야 한다.


WSJ는 상장 후 알리바바의 발목을 잡을 문제로 조세회피 지역인 케이먼제도에 역외 기업을 설립하고 있는 부분을 꼽았다. 알리바바가 중국 기업인데다 조세회피 문제까지 안고 있어 S&P500이나 MSCI와 같은 글로벌 증시 대표 지수에 포함되기 어렵다. 비미국 기업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는 신흥국 대표 지수들에서도 알리바바는 복잡한 지배구조 등의 이유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선진국, 신흥국 주요 지수들을 추종하는 대형 인덱스 펀드들의 알리바바 주식 매입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패시브 펀드들 역시 IPO초기에 직접적인 투자 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액티브 펀드의 경우 알리바바의 주가가 지수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기대되면 이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투자회사 루미스 세일스의 토니 어실로 기술주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가 주요 지수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이 회사의 글로벌 지분 구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야후, 소프트뱅크 등 전략적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타격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리스크 축소 등의 규정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없게 돼 있는 경우도 있다. 알리바바가 중국내 투자자들로부터 현재와 같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중국투자공사(CIC)와 같은 국부펀드를 비롯해 중국 기관들의 경우 해외에 상장된 자국 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 제한적이다.


미국 투자회사 컵스캐피털의 앤드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가 미국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5~10% 정도는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직 알리바바 주식을 사들일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동성이 팍팍한 대형 투자기관들은 알리바바의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 다른 중국 기업들이나 아마존·e베이와 같은 경쟁 기업들의 주식을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알리바바는 기업 홍보를 강화해야한다.


알리바바 IPO에 관여한 한 소식통은 "누군가가 10억달러어치의 알리바바의 주식을 사고 싶어도 통상적으로 그런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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