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속 역전 우승에 대해 특별한 가치 부여, 마음은 벌써 내년 마스터스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주 전 143번째 디오픈(총상금 540만 파운드)에 이어 11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스빌 발할라골프장(파71ㆍ7458야드)에서 끝난 96번째 PGA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을 제패해 '메이저 2연승'의 위업을 달성한 직후 "오늘 같은 방식의 우승이 가장 의미가 크고, 또 만족스럽다"고 환호했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해 초반 3번홀(파3)과 6번홀(파4)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해 한때 선두에 3타 차까지 뒤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0번홀(파5) 이글로 분위기를 바꿨고, 13, 17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더해 기어코 재역전에 성공했다. 독주가 아닌 혼전 속의 우승에 대해 아주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벌써 메이저 통산 4승째, 내년 마스터스에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이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킬로이가 지난주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빅 매치 3연승'이라는 진기록까지 곁들이자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 이번에 보여준 강력한 멘탈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호평했다.
사실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통산 4승이라는 결과가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18승)을 경신할 후보로 주목하는데 무리가 없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매킬로이는 "현실적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닉 팔도의 유럽 선수 메이저 최다승(6승)이 첫번째 미션"이라며 "과제를 수행하면 그 다음 목표가 생길 것"이라고 선언했다.
골프계에서는 벌써부터 '로리 슬램'에 대한 기대치도 부풀리고 있다. 우즈가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을 달성해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메이저 2연승을 일궈낸 매킬로이가 내년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퍼즐을 맞추고, US오픈까지 메이저 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할 경우 '로리 슬램'이라는 또 하나의 대역사가 탄생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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