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올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고용시장이 살아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주춤해진 경기개선 흐름이 노동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인력수급전망센터는 하반기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만1000명이 늘어난 2578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취업자 증가폭은 올 상반기(59만7000명)와 작년 하반기(48만1000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이어져온 경기개선 흐름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꺾인 데다 소비·투자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이시균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하반기에는 기저효과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개선 흐름이 완만해진데다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고용수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별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83만5000명)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증가폭은 39만8000명으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모든 연령층에서 이 같은 둔화세가 뚜렷했다. 올 들어 매월 20만명 이상 취업자가 늘어온 60세 이상 고령층은 6월 증가폭이 10만명대로 축소됐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교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 등 전반적인 지표는 아직까지 양호하다는 평가다. 올해 전체 고용률은 60.1%로 전년(59.5%) 대비 0.6%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고용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경환 경제팀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근로자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경제운용방침을 줄곧 밝혀왔다.
일자리 질 개선은 최경환 경제팀의 주요 숙제중 하나다. 질적 개선 없이 일자리만 늘릴 경우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저임금 근로자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지난 3월 말 현재 25.0%로 OECD 소속 스위스(9%), 일본(14%)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았다.
남녀 임금격차도 10년 이상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집계된 2012년 기준으로 11개 회원국 중 남녀 임금격차가 37.4%로 가장 컸다.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13년째 1위다. 이어 일본(26.5%), 미국(19.1%), 영국(17.8%), 호주(13.8%), 노르웨이(6.4%) 등이다. OECD 평균은 2011년 14.8%를 기록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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