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이윤재·김철현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과 통화, 세제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경환효과'가 각종 지표와 지수에 반영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16일 취임 일성으로 "경제정책의 국민체감도를 높이고 경제주체들에 자신감을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30일로 취임 보름이 지난 상황에서 최 부총리와 새 경제팀은 정책의 실제 집행효과보다 취임과 출범 초기이고 정책의 목표와 방향, 실천의지를 보여준 데 따른 컨벤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1% 늘어 3월(0.7%)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4월, 5월에는 각각 전월 대비 0.6%, 1.2% 감소했다. 6월 전월대비 전 산업생산 증가율 2.1%는 2011년 3월(4.1%) 이후 39개월 만에 최대치다.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산업활동이 주춤했던 5월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데다 수출·내수도 개선된 영향이다.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2.7% 감소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즉 6월에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은 5월의 급락에 대한 반등인 셈이다. 광공업생산의 반등이 증가세를 이끄는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두 달 연속 늘어 세월호 사고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경환효과'가 가장 빛을 발하고 있는 곳은 코스피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2070선 넘은 것은 2011년 8월4일(2071.03) 이후 처음이다. 전날 종가(2061.97)는 2011년 8월3일(2066.26)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2060을 돌파했다. 최 부총리 취임 전날 코스피 종가(2012.72)와 비교하면 보름 만에 2.4%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펴고 나선 데다 국내외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에 불을 붙였다고 보고 있다. 통상 6개월 정도 경제를 선행해서 반영하는 증시를 보면 새 경제팀 출범을 기점으로 기대감이 상당한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정책당국의 꾸준한 경기부양 의지 피력은 원·달러 환율 하락을 막는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효과'가 실물경제 전반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아니고 경기불확실성도 아직 크다. 이날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하고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측면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7월에도 수출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도 지속되고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기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경기 회복세 공고화를 위해 경제활성화 노력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당장 박스권을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가계소득이 증가해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의 정책이 시차를 두고 경기와 증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확대재정 운용, 부동산시장 활성화, 배당 관련 세제 개편 등과 같은 정책의 세부 내용도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도 여전히 밑바닥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제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세월호 사고 직후인 5월 79로 꺾인 BIS는 지난달 2포인트, 이달 3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회복 조짐은커녕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BSI는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의 BSI 하락 폭이 컸다. BSI 조사에 참여한 제조업체 가운데 내수 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이 24.7%로 가장 많았다. 8월 업황 전망 BSI도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75로 나타났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92다. 이 지수 역시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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